시중에서 유통된 뒤 한국은행 금고에 돌아온 동전이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화(동전) 환수금액은 모두 165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4분기(34억7,400만원)보다 375% 급증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2분기(289억3,300만원) 이후 무려 18년 9개월 만에 최대치이다.
1분기 환수금액을 종류별로 보면 500원짜리 동전이 77억5,400만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365% 늘었고 100원 짜리는 79억800만원으로 455%나 불었다.
또 50원짜리 동전은 환수금액이 5억2,800만원으로 141%, 10원짜리는 3억1,400만원으로 91% 증가했다.
동전 환수에 고민해온 한국은행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한은은 매년 `범국민 동전교환 운동`을 벌일 정도로 동전 환수에 공을 들여왔다.
시중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 동전을 가져오면 지폐로 교환해주거나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한은은 지난달 20일부터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산 뒤 발생하는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지 않고 교통카드를 비롯한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는 연간 600억 원에 달하는 동전 제조비용을 줄이고 동전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불편함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서랍이나 장롱, 저금통에서 잠자던 동전들이 한은에 많이 돌아온 배경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단 한은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본부 이사와 관련된 현상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본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화폐 자동정사기(화폐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계)를 일시적으로 쓸 수 없게 된다"며 "시중은행에 미리 동전을 많이 보내달라고 요청한 점이 환수액 증가에 많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본관 리모델링하는 계획에 따라 본부 부서를 이달 하순부터 삼성본관으로 옮긴다.
올해 `동전없는 사회` 사업이 부각하면서 사회적으로 동전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도 커졌다.
여기에 최근 저소득층의 생활 형편이 동전 환수액에 영향을 줬을 개연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보통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가계는 집안에 방치했던 동전을 꺼내 사용하는 경향이 커진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동전 환수액이 1,078억9,700만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이 대표적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