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부리그 성남FC, 기다렸던 FA컵 복수의 날 활짝 웃다

입력 2017-05-21 17:56  

▲ 강원 FC와 성남 FC 선수들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 = 강원 FC)


지난 해 11월 20일 오후 5시 가까운 시각 탄천종합운동장 그라운드와 관중석은 모두 눈물 바다로 변했다. 온몸을 내던지며 90분 명승부를 펼친 양팀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쓰러져 울었고 희비가 엇갈린 양팀 서포터즈도 울었던 것이다.

바로 그 경기는 2016 K리그 클래식-챌린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어웨이팀 강원 FC가 1부리그 K리그 클래식의 영원한 강팀으로 남을 줄 알았던 성남 FC를 2부리그로 밀어낸 일대 사건이었다.

그렇게 2부리그로 미끄러진 성남 FC는 2017 시즌 초반 후폭풍을 심하게 겪고 있는 중이다. 12라운드를 끝낸 현재까지 2승 4무 6패로 10팀 중 9위까지 내려가 있다. 이대로 여름을 맞이하다가는 1부리그 복귀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도 성남 FC는 17일 오후 7시 평창 알펜시아 축구장에서 열린 2017 FA(축구협회)컵 16강전 강원 FC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라 뜻 깊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분루를 삼켰던 강원 FC를 상대로 보기 좋게 분풀이를 성공한 셈이다. 성남 FC의 8강 상대 팀은 목포시청(내셔널리그)으로 결정됐다.

4년만에 K리그 클래식 무대로 다시 올라와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목표를 야심차게 내걸었던 강원 FC는 비교적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갖추고 성남 FC를 상대했지만 67분에 코너킥 세트 피스 수비에 임하면서 골키퍼 이범영과 동료 수비수의 호흡이 맞지 않아 어이없는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그 순간 성남 FC 수비수 오르슐리치는 뛰어난 위치 선정 감각을 자랑하며 헤더 슛을 성공시켜 박경훈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이후 강원 FC는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골잡이 정조국과 최근 물오른 공격 능력을 자랑하는 디에고가 공격을 이끌었지만 이를 악물고 골문을 지킨 성남 FC의 수비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언젠가 만날 것을 굳게 믿고 복수의 칼날을 제대로 갈아온 성남 FC 선수들의 정신력이 돋보이는 후반전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16강전에서도 K리그 챌린지 소속의 부산 아이파크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 서울을 승부차기 끝에 8-7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조진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는 골키퍼 구상민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강팀과의 어웨이 경기를 잡아내는 1등 공신이 됐다. 후반전에 데얀 다미아노비치의 결정적인 헤더 슛을 몸 날려 쳐낸 것과 승부차기에서 이석현의 오른발 슛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낸 것은 다시 봐도 놀라운 장면이었다.


2017 FA컵 16강 결과(17일, 왼쪽이 홈팀)

★ 포천시민축구단 0-1 목포시청
★ 강원FC 0-1 성남FC
★ 경남FC 1-2 울산현대
★ 대전시티즌 1-2 전남드래곤즈
★ 광주FC 3-0 아산무궁화
★ 부천FC1995 0-2 상주상무
★ FC서울 0-0[연장전 후 승부차기 7-8] 부산 아이파크

☆ 제주 유나이티드 vs 수원 블루윙즈 경기는 6월 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림

◇ 8강 대진표(8월 9일 예정)
성남 FC vs 목포시청
전남 드래곤즈 vs 부산 아이파크
울산 현대 vs 상주 상무
제주 유나이티드-수원 블루윙즈 승리 팀 vs 광주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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