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악녀`가 22일(현지시간) 새벽 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악녀`는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 분)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뤘다. 그동안 한국의 액션영화에서 늘 변방에 머물던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제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다. 문이 열릴 때마다 수십 명의 적이 몰려오고 총과 단검, 도끼 등으로 순식간에 제압하는데, 관객들은 이 모든 모습을 주인공 숙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때문에 마치 FPS 게임(1인칭 총격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5분 가까이 이어진 도입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악녀` 속 김옥빈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듯한 연기를 펼친다. 조선족 사투리를 쓰는 숙희서부터 사랑에 빠진 서울의 평범한 여성, 연극배우, 액션 여전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악녀` 공식 상영회는 이날 새벽 2시 반 넘게까지 이어졌지만, 자리를 뜨는 관객은 없었다. 관람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편이었으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불이 켜지자 관객들은 감독과 배우들에게 4분가량의 기립 박수를 보내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제70회 칸 영화제 `악녀` 상영회 이후 정병길 감독, 김옥빈, 성준, 김서형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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