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즈트리 철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슈즈트리 작가가 아쉬운 점을 토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서울역 고가공원인 ‘서울로7017’의 개장을 기념해 설치된 ‘슈즈트리’가 9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29일 오후 철거됐다.
헌 신발 3만여 족을 모아 만들어진 슈즈트리는 높이 17m의 설치 예술품으로 신발 3만 켤레를 매어 늘어뜨려 거대한 폭포수가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슈즈트리 작품은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서울로 개장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슈즈트리 작가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황지해 작가는 기자회견에서 "신발은 우리가 도심속에서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흉물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황 작가는 "지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은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작업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은 무척 아쉬운 점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목욕하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나는 아직 다 씻지도 않았고 준비가 덜 됐다. 작업하는 과정은 작가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만큼은 존중해주고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다.
슈즈트리는 폐기될 수 밖에 없던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독창적인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이다.
노후돼 철거 위기에 놓였던 서울역 고가를 도심속 정원으로 재생시킨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도시재생의 의미를 일깨우고자 전시로 기획됐다.
그는 "신발에 대해 냄새나고 더럽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신발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비한다. 우리 소비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재료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이렇듯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황지해 작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슈즈트리가)많은 비난도 받았지만, 그것 또한 나의 다음 작품을 위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면서 “다만 이번 논란 때문에 예술가의 표현에 자유가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