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장녀 유섬나 강제송환…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파헤친다

입력 2017-06-02 13:46  


49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51)씨가 다음 주 강제송환되면 3년 전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던 인천지검에서 조사를 받는다.
인천지검은 유 씨의 강제송환에 앞서 당시 사건 내용과 관련자 재판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며 별도 수사팀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한국에서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 원을 받는 등 총 492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014년 4월 당시 해외에 체류 중인 유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그는 2014년 5월 파리 샹젤리제 부근 고급 아파트에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뒤 아들이 미성년자(당시 16세)임을 내세워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해오다가 구치소 수감 1년 1개월 만인 2015년 6월 풀려났다.
주 3회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소재지를 신고해야 한다는 조건부 석방이었다.
이후 유 씨는 파리의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소재지를 2년 가까이 신고해 왔다.
프랑스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은 지난해 3월 유 씨를 한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결정했고, 그해 6월 마뉘엘 발스 당시 총리가 송환 결정문에 최종 서명했다.
유 씨는 자신이 한국으로 송환되면 정치적 이유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면서 최고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에 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프랑스 총리의 인도명령에 대한 불복 소송이 각하됨에 따라 프랑스 내 모든 절차가 완료됐고 최근 범죄인인도 결정이 최종 확정됐다.
법무부는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고 이달 6일(현지시간) 유씨의 신병을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당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적기를 타고 출발하면 다음 날인 7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2014년 당시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유씨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2028년까지다. 유씨가 받는 혐의의 공소시효까지 유효한 영장을 발부받았다.
인천지검은 유씨가 국적기를 타고 올 경우 프랑스 파리 현지 여객기 내에서, 국적기가 아닌 경우 인천공항 도착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인천지검은 2014년 유병언 일가 비리를 수사한 특별수사본부 구성원들이 다른 지검으로 전출돼 남아있지 않음에 따라 별도 수사팀을 꾸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을 꾸리는 게 여의치 않으면 대규모 경제 사건을 처리하는 인천지검 특수부에 유씨 사건을 배당할 방침이다.
유씨가 송환되면 유병언 일가 중에서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이는 아버지의 경영 계승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45)씨 뿐이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유병언씨 외 부인 권윤자(74)씨, 형 병일(78)씨, 동생 병호(65)씨, 장남 대균(47)씨 등은 구속돼 이미 재판을 받았다.
혁기씨는 총 559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14년 당시 인터폴에 요청해 미국 영주권자인 혁기씨의 적색 수배령을 내리는 한편 미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다.
다만 혁기씨의 소재는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파악되지 않았으며 일각에서는 멕시코 등으로 밀항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프랑스 당국과 유씨의 강제송환 날짜를 협의하고 있으며 정확한 비행기 편 등은 확정된 게 없다"며 "송환되면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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