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 부축한 이종창 씨도 30년간 마음이 아팠다”
모친 배은심 여사·당시 총학회장 우상호 의원 등 참석
연대 총장, `이한열 중심 학생운동사 연구·집필` 약속
1987년 6월 9일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며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제가 9일 모교인 연세대 캠퍼스 내 `한열동산`에서 열렸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추모제는 묵념에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주요 인사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유족을 대표해 "30년이 됐다고 모두들 그러는데 저는 엊그제 같고 믿기지를 않는다. 긴가민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추모제를 중앙도서관 앞 민주광장에서 했는데 거기서 공부하는 학생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며 "오늘은 이렇게 (민주광장 건너편) 한열동산에서 하니까 마음이 조금은 핀다"고 말했다.
추모제는 2015년부터 민주광장 대신 한열동산에서 열리고 있다.
배 여사는 "우리 이한열이를 부축했던 (당시 도서관학과 2학년) (이)종창이가 30년 동안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며 "종창이도 우리 우상호 (당시) 총학생회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30년을 벗어버리고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우상호 의원은 "한열이 장례식 때 수십만 명이 모였는데 한때 40명 정도 모여서 조촐하게 추모식을 한 적도 있다"며 "올해 광화문에 촛불 80만 명이 모였을 때 소리 없이 울었다. 많은 국민이 새로운 정권교체로 이한열을 잊지 않았다고 대답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주기를 맞아서 또 다른 30년을 기약해야 할 것"이라며 "60주기쯤 되면 남북 간 평화통일 기운이 무르익어서 화해와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에 넘쳐나고 서민과 중산층이 훨씬 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도 참석해 "우리나라 학생운동의 역사를 이한열 열사 중심으로 해서 연구하고 책으로 집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추모제에 앞서 이 학교 재학생들은 이 열사의 영정 사진·그림과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았다.
영정 행진을 지켜보던 한 학생은 "나와 같은 나이에 이 열사가 사망한 것으로 안다"며 "저 선배가 그때 쓰러졌기에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편안하게 학교에 다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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