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전 참패의 충격을 안고 14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와의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대표팀은 경기 직후 공항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5시께 입국했다.
이번 패배로 경질 가능성이 커진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캡틴` 기성용 등 선수들도 `도하 참사`의 충격 속에서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을 만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선 그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묻는 말에 "그럴 일은 없다"라면서도 "내일 열리는 기술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를 바라보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침울하긴 마찬가지였다.
함께 귀국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시사했다.
선수들은 줄줄이 입국장을 나와 발 빠르게 해산했다.
이날 경기 중 부상한 손흥민(토트넘)은 오른팔 전완골 골절로 깁스를 한 채 돌아왔다. 손흥민은 선수단 중 가장 늦게 입국장을 나왔는데, 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그는 팀 관계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했고, 취재진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정밀 검진을 위해 경희의료원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날 경기 전반 30분 상대 팀 모하메드 무사와 공중볼을 경합하다 넘어져 오른팔을 다쳤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선수단을 대표해 유일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언론 등을 통해 대표팀의 안 좋은 면이 부각돼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라며 패인을 밝혔다.
한편 이날 인터넷상에선 졸전을 펼친 선수단을 비난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귀국 현장에서 이렇다 할 불상사는 없었다. 공항 경찰 측은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선수단을 밀착 경호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한 후 다음 경기인 오는 8월 31일 이란전을 앞두고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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