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통제 나서는 금융당국
<앵커>
정부가 통신료와 카드 수수료 인하에 이어 보험료 조정에도 개입할 움직임을 보고 있습니다.
서민 부담을 덜자는 취지인데, 무리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이어 보험료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입률이 높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이 그 대상입니다.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이미 오랜 기간 금융당국이 업계 실무진들을 통해 구두상으로 가격을 통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흑자를 달성하자, 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 기류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업계는 태풍과 홍수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되는 3분기 추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시적인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담합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업계에선 사고율이 높은 운전자의 가입 규제가 더욱 완화돼 손해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범위를 확대해 민간보험인 실손의료보험료를 인하하겠다는 것도 새 정책 중 하나.
국민의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하를 통해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인데, 업계는 이 역시 핵심을 벗어났다고 지적합니다.
실손의료보험은 기본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상품으로, 무리한 보험료 인하가 이뤄지면 다른 상품 가입자에게 손해율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게다가 건강보험으로 보장이 되지 않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비용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인 보험 가격 조정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비급여가 너무 들쑥날쑥이고 표준화가 안 돼 있어서…그것만 잡혀도 각사들이 말그대로 자율적으로 보험료 조정할 수 있으니까…"
금융당국이 시장에 직접 개입해 가격을 조정하기보다는 자율경쟁 체제가 잘 잡힐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나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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