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는 지난 20일 엔씨소프트의 주가 폭락 이전에 내부정보를 활용한 경영진의 사전 주식처분과 공매도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해당 사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경영진 가운데 한 사람이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한 시점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당시 엔씨소프트의 출시 예정작 '리니지M'에 대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시점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경영진을 직접 조사한 자본시장조사단도 두 시점이 일치하는 이유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구글과 애플 등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발송한 공문입니다.
유료 재화를 이용한 거래소 기능이 있는 게임은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 분류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이는 당시 출시를 앞둔 리니지M이 거래소 시스템을 탑재한다면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게 되고, 청불 게임을 올리지 않는 애플스토어에서는 리니지M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발생한 뼈아픈 악재입니다.
공문은 지난 5일 작성돼 9일 최종 결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공문의 최종 결재가 떨어진 9일은 공교롭게도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보유주식 전량 매도를 통해 33억원을 현금화하기 시작한 날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 부사장의 최초 매도일이 13일로 나와 있지만, 이 날은 대금 결제일이고 실제 매도가 이뤄진 날은 그보다 2영업일 앞선 겁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대해 "대관 담당이 게임위의 공문을 파악한 것은 결재 당일이 아닌 14일이며, 개인적으로도 해당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배 부사장의 입장"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경영진이 악재를 실제 인지한 시점과 미공개 정보의 유출여부가 주가 폭락과 공매도 의혹으로 점철된 '엔씨소프트 사태'의 명운을 판가름하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사에 들어간 금융당국도 게임위 결정시점과 배 부사장의 매도시점이 일치하는 이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녹취>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거래소가 들어가면 '청불'이라는 내용의 최종 공문 시점도 조사 사안에 포함되어 있습니까?) 다 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굉장히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 23일 부산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조사관을 파견해 관련 서류를 입수했고, 배 부사장에 대한 조사도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연이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내부정보 이용과 정보유출 조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영진의 사전 주식매도와 공매도 급증을 둘러싼 의혹도 조만간 그 실체가 드러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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