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오늘(30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우량 기업이 빠져나가는 코스닥에 입성한 대어급 종목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편법 승계 논란 등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멋쩍은 데뷔를 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닭고기 생산·가공 전문기업인 하림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 제일홀딩스가 우여곡절 끝에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싱크>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이사
"코스닥 상장 후에도 그룹의 최상위 지주사로서 투명 경영을 선도하고, 수직계열화 사업의 효율을 도모함으로써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이 되는 데 앞장서겠다."
하지만 공모주 청약에 9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리고 청약 경쟁률도 20대1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은 것 치고는 데뷔전은 초라했습니다.
시초가가 공모가인 2만700원의 10% 가량 낮게 형성됐고 장중 1만9천원대는 회복했지만 공모가를 밑돌며 마감했습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편법승계 논란이 불거지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하림그룹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는 현재 김홍국 회장이 지분 41.78%, 장남인 김준영씨가 비상장사인 올품과 한국썸벧을 통해 44.6%를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 2012년 김 회장이 준영씨에게 올품 지분 100%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증여세 100억원을 부과받았는데, 준영씨가 증여세를 마련한 방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겁니다.
준영씨가 올품 지분을 상속받은 후 올품이 유상감자에 나섰고, 이 유상감자를 통해 받은 자금으로 준영씨가 증여세를 납부한 겁니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올품이 준영씨에게 유상감자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조직적인 승계 지원 논란이 생긴겁니다.
준영씨가 지분을 물려받은 뒤 올품과 한국썸벧 매출이 5배 이상 급증한 것도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림그룹의 다른 상장사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엔에스쇼핑과 팜스코, 하림홀딩스, 하림, 선진 등 주요 계열사 주가는 이달 초 고점 대비 각각 10% 안팎으로 떨어졌고, 제일홀딩스와 합병이 전망되며 주가가 올랐던 하림홀딩스는 오늘 하루만 5% 이상 빠졌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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