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임박, 업계 '비상'
<앵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내정된 이후, 카드 수수료와 보험료 인하 등 가격 인하 이슈가 있는 금융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향후 업계에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은데, 강제적인 가격 인하가 투자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융권 가격은 시장에서 정하지만, 서민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실상 가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장 수수료나 보험료 인하 이슈가 있는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미 새 정부 들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카드 가맹점이 확대됐지만, 추가적인 카드수수료 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0.8%로 적용되고 있는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이 내년 추가로 인하될 경우에는 연간 순익 중 30%가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실적 악화가, 간편결제 등 핀테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카드사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점입니다.
현재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모바일로 상담이 가능한 챗봇과 더불어 자동차에 결제 기능을 심은 커넥티드카 개발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롯데카드 역시 생체인증기술을 통한 결제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는데, 추가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 같은 신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카드업계 관계자
"모바일 결제, 인터넷 전문은행 등 이를 대비해서 장기적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여력을 확보해야 하는데…너무 불확실성이 크잖아요 사실."
보험업계도 실손보험료나 자동차보험료에 사실상 당국의 손이 뻗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벌써부터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험업계의 실손보험은 높은 손해율로 인해 약 1조6,000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업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나 카드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들도 부담이 커집니다.
특히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비중을 키운 KB금융지주, 우리카드 분사로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난감한 상황.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정부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 있는 뭔가를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죠. 이러다가 신용 리스크 등이 갑자기 급증하면…."
최 후보자가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 사실상 가장 성과를 내기 좋은 가격 인하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의 신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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