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나들이에 나선 50대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경부고속도로 사고 블랙박스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9일 오후 2시 50분께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광역버스와 승용차 5∼6대가 부딪치는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 신모(59)씨와 설모(56·여)씨 부부가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이날 교통사고는 경기도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운전사 김모(51)씨가 졸음운전을 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휴일 낮 시간이어서 1차로에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김씨는 소통이 원활한 1차로가 아닌 차량 정체로 차량이 서행 중이던 2차로로 돌진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면 사고 버스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채 바로 앞에 가던 K5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충격으로 K5 승용차에 올라탄 버스는 2차로와 1차로를 넘나들며 질주했다. 버스에 부딪힌 충격으로 앞으로 퉁겨 나간 다른 승용차는 옆으로 넘어지며 또 다른 차량들과 연달아 추돌했다.
한참 뒤 멈춰선 버스에 깔린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다.
휴일 낮 고속도로 정체로 천천히 승용차를 몰고 가던 신씨 부부는 뒤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진해온 버스에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한 채 참사의 희생자가 됐다.
버스 운전사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사고현장에서는 버스의 제동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둔내터널 구간에서는 관광버스가 졸음운전으로 앞서 가던 차량을 덮치면서 4명이 숨지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구간에서는 올해 5월에도 버스 추돌사고로 노인 8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운전사가 깜박 졸면서 운전하는 버스는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린다. 졸음운전으로 제동이 걸리지 않은 채 커다란 덩치의 버스가 비교적 작은 차량을 덮칠 경우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버스뿐 아니라 졸음운전은 한번 났다 하면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7천639건이 발생해 35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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