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하윤이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마치고 여유를 장착했다. 동안 외모는 그대로였지만, 연기와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그간 동안 이미지 때문에 항상 어린 연령대의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그는 이제 자신의 감성에 맞는 연기를 찾은 것 같다. 진짜 여배우가 된 것 같은 느낌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지난 18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송하윤은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배우로서도, 개인으로도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했어요. ‘쌈, 마이웨이’를 보시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시는데, 제가 위로를 받았어요. 감사함이 커요. ‘행복해’라는 단어가 그냥 나와요.”
송하윤은 극중 남자친구 김주만(안재홍)과 6년째 연애 중인 백설희로 분해 시청자와 만났다. 설렘 보다 편안함이 크고, 연애는 좋지만 결혼 앞에서는 망설여지는 장수 커플의 현실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설희는 헌신적이고 희생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답답함도 설희가 진심으로 주만을 사랑하면 덮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대본을 보는 순간 그 캐릭터에 빠져 있었죠. 6년 정도 연애를 한 적이 없어요. 3년 정도 해봤어요. 설희의 사랑이야기는 짧든 길든 기간에 상관없이 연애의 감정이야기니까, 제가 설희를 연기를 잘 해서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과거의 사랑할 때, 아팠을 때를 떠올렸을 거예요.”
상대역 안재홍은 송하윤에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편한 상대였다. 극중 6년째 연애 중이면서 권태기를 겪는 연인 역할이었기에 실제에도 그런 기조를 유지해야 했다.
“안재홍이 김주만이라서 좋았어요. 처음 만났는데 정말 편하더라고요. 안재홍과 대화를 진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와 이렇게까지 서로의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어요. 가장 어려우면서 편한 상대가 내 상대역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극중 안재홍과의 관계는 이미 질려버린 상태에서 시작하는 관계였죠. 그래서 어려움과 편안한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어야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송하윤은 극중 안재홍과 연인호흡 외에도 단짝 김지원, 박서준과도 찰떡같은 연기력은 물론, 청춘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지원과는 정말 편했어요. 어디를 가든 붙어 다녔어요. 웃음 코드가 잘 맞아서 말도 잘 통했어요. 일단 정말 예쁘고 착하고 연기도 잘하고 책임감도 강해요. 너무너무 잘했어요. 그리고 박서준은 너무 힘들었을 텐데 인상 한번 안 쓰고 현장을 잘 리드하고 분위기를 밝게 해줬어요. 어른스럽고 똑똑한 친구예요. 같이 장난치고 웃다가도 ‘힘들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좋은 친구였어요. 네 명이 만나면 시끄러웠어요. 방송에 못 나온 부분이 많아 아쉬워요.”
‘쌈, 마이웨이’ 마지막 회에서는 모두가 바라던 백설희의 꽃길이 그려졌다. 꿈을 좇아 매실주 사업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김주만과의 관계도 회복하는 등 백설희 만의 마이웨이가 펼쳐졌다. 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해온 송하윤의 해피엔딩은 시청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살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면했던 부분들을 설희를 연기하면서 돌아본 기회가 됐고, 아픔, 슬픔, 즐거움 등의 제가 경험했었던 것을 설희로 대신해 풀었어요. 저도 연기하면서 위로가 됐고, 보시는 분들도 공감이 된 것 같아요. 결말을 몰랐어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감정의 6년이 아니죠. 무언가 서로간의 끈이 있었어요. 사랑이 깊었던 것 같아요.”
송하윤은 백설희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긴 시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사실 공감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그냥 설희로 살았어요. ‘인생캐’라는 단어를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좋아 하는 직업을 선택했고, 하고 있다는 것에 행복해요. 시청자들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보시는 만큼은 웃던, 울던 좋은 시간요.”
송하윤은 고등학생 시절 잡지 모델로 데뷔, 2005년 MBC 8부작 드라마 ‘태릉선수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쳤다. 2012년 방영한 SBS 드라마 ‘유령’과 2014년 영화 ‘제보자’를 통해 연지자로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영화 ‘화차’, 드라마 ‘스웨덴 세탁소’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 ‘드림나이트’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키웠다.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에서 제대로 포텐을 터뜨리며, ‘송하윤’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시청자들에게 완벽하게 각인시켰다.
“연기적으로 따로 배운 적이 없어서 항상 현장에 가면 선배님들한테 붙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당황하셨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맞춰 주셨어요. 덕분에 선배님들과 금방 친해졌죠. 데뷔 14년차가 됐는데, 아직도 감을 모르겠어요. 현장에서의 소음들이 너무 좋고, 에너지가 생겨요. 나이 때에 할 수 있는 연기가 있어요. 32살은 경험이 없는 어린 아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자기 꼭 전에 반성을 해요. 좋은 사람이 돼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은 행복을 크게 느끼자. 이번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더 느꼈어요.”
올해 만난 ‘쌈, 마이웨이’는 배우로서의 도약점이 됐다. 시청자들은 송하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인형 비주얼에 빠져들었고 ‘송하윤이 아닌 백설희는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처음 대본과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설희에게 마음이 많이 갔어요. 연기하면서 간절하기는 처음이었어요. 욕심이 났죠.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는 것은 운이니까, 끝나고 난 후에도 행복해요. 조금 더 담고 담아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게요. 감정을 전달하는 직업이 저와 감수성이 맞는 것 같아요.”
송하윤은 다작 배우다. 오죽하면 소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소하윤’이라 불릴 정도다.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체결 후 4년 내내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했다.
“일하면서 공과 사 구분이 중요해요. 지금 소속사와는 그런 것들이 좋지 않아 싶어요. 대표님이 작품도 고민을 같이 해주시고. 서로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송하윤은 ‘쌈, 마이웨이’를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어느덧 데뷔 14년차에 접어든 송하윤은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가득했다. 분량보다는 캐릭터를 중요시 여겼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집중했다.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 송하윤.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 = 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