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오늘(25일)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를 통해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 가운데 케이프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그룹이 보유한 SK증권 지분 10.0% 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진행된 SK증권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자금력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했지만 비가격적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케이프투자증권보다 더 많은 가격을 제시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사모펀드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SK측이 "임직원 고용 안정과 대주주 변경 심사 통과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서 밀린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큐캐피탈의 경우 SK증권을 인수할 경우 SK가 SK증권을 강제로 매각할 수 밖에 없었던 공정거래법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는데, 큐캐피탈의 모회사 큐로컴이 올해 1월1일부로 지주회사로 전환된 바 있습니다.
반면 케이프는 이미 케이프투자증권(옛 LIG증권)을 인수할 당시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고, 같은 증권사인 만큼 절차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적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더욱이 큐캐피탈파트너스에 대해 SK증권 노조가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인수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인수가격은 600억원 내외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후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30% 선까지 끌어올리는 방안도 이번 인수 계획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직원들의 고용 승계 및 5년간 의무 고용 등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자사의 강점인 IB부문을 강화하고, SK증권은 프라이빗에쿼티(PE)사업 부문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만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인수된 이후 SK증권의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동안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의 뒷받침이 SK증권의 실제 재무상태보다도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배경이었지만 매각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거 케이프투자증권의 대주주가 KB손해보험에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바뀌면서 신용등급이 1단계 떨어지는 등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음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계약 체결 후 금융위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이번 매각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SK증권은 26년 만에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됩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자기자본이 6천억원 이상인 중형 증권사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