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책임준비금 평가 강화
<앵커>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평가 방식이 단계적으로 강화됩니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지급여력이 낮은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는 1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자본확충 부담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적정 평가(LAT) 방식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21년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을 우려해, 미리 유사한 수준으로 보험사 평가방식을 바꿔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 동안 3.5%의 할인율이 적용됐던 보험부채의 가치를 내년에는 3.0%, 향후 2.0%로 단계적으로 낮춰나가는 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향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 1억원일때 현재 평가비율인 3.5%를 적용하면 7,089만원이 부채로 잡히지만, 3.0%로 강화되면 부채가 7,440만원으로 올라 351만원의 추가 적립금이 필요합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지급여력비율이 200%를 웃도는 대형 보험사의 경우 평가제도가 단계적으로 강화돼도 당국의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만, 문제는 중소형 보험사들입니다.
[인터뷰] 생명보험협회 관계자
"단계적으로 변경되는 LAT(책임준비금 적정평가) 제도에 맞춰 보험부채를 적정하게 적립하고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재무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24%, MG손해보험의 경우 118% 수준으로 당국 권고치에 한참 못 미칩니다.
금융위는 일부 당기순익이 나는 중소형 보험사도 급격한 평가 방식 변화로 부실금융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개정안을 통해 1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KDB생명은 최근 인건비 절감을 위해 2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MG손해보험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한 유상증자를 위해 실사 중에 있습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국제회계기준 변경으로 보험사들은 의무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가장 확실한 유상증자도 경쟁이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힘들 수밖에…"
하지만 유예기간이 있더라도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확충마저 쉽지 않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춘 무리한 부채평가 방식이 일부 보험사들을 도산위기에 놓이게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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