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중학생 '죽고 싶다' 유서, 아버지가 만든 가짜였다

입력 2017-08-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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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중학생의 유품에서 학교 폭력을 암시하는 쪽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해당 쪽지는 학생의 아버지가 만든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6월 15일 오후 6시 34분께 울산의 한 청소년문화센터 옥상에서 중학생인 A(13)군이 떨어져 숨졌다.

당시 A군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을 담은 유서를 남겼고, 경찰은 학교 폭력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

한 달여가 지난 7월 21일 A군의 아버지가 A군의 옷 주머니에서 `학교가 싫고 무섭다. 아이들이 나를 괴롭힌다. 죽고 싶다. 학교 전담경찰관은 연락이 없다. 우리가 가난해서 무시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쪽지를 발견했다.

이 쪽지에는 자신을 못 살게 한다는 특정 학생 2명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 쪽지를 학교 폭력의 단서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A군의 아버지는 A군의 사건을 추적 취재하던 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쪽지는 내가 위조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경찰도 이런 소식을 접하고 현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아버지가 20대인 A군의 형을 시켜 쪽지를 만들었으며, 이를 A군이 작성한 것처럼 속여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이 학교 폭력 피해를 호소한 이후 열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학교 폭력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고, 경찰도 단순 변사로 처리하는 등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쪽지를 위조한 것으로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쪽지 진위와 상관없이 A군을 상대로 학교 폭력이 있었는지, 후속 과정에서 학교와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 쪽지 진위에 대한 확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것과는 별개로 학교 폭력 여부를 수사한다는 방침이었다"면서 "쪽지가 가짜로 판명됐지만, 수사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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