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예프가 세계 육상 2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200m에서 터키의 라밀 굴리예프(27)가 정상에 우뚝 섰다.
굴리예프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서 20초0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포스트 볼트’ 웨이드 판 니케르크(25·남아공), 올 시즌 랭킹 1위 아이작 마칼라(31보츠와나)를 모두 제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굴리예프의 우승은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경기를 앞두고 니케르크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무명의 굴리예프에게 정상을 내줬다.
1995년 마이클 존슨(50ㆍ미국) 이후 22년 만에 남자 200m와 400m 석권을 노렸던 니케르크는 굴리예프에 0.02초 차 뒤진 20초11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니케르크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한 제림 리처즈(23ㆍ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사진 판독 결과 3위(20초11)로 밀렸다.
굴리예프의 레이스는 놀라웠다. 결승선을 불과 30여 미터 앞두고 속력을 냈다. 선두로 달리던 니케르크마저 제치고 각본없는 대역전 시나리오를 썼다.
굴리예프는 성인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었다. 아제르바이잔 국기를 달고 출전한 2009년 유럽 주니어육상선수권 200m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터키로 귀화한 후 성인대표팀에선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8위에 머물렀다.
굴리예프는 터키 육상 최초로 200m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한편, 식중독으로 200m 예선에 불참한 마칼라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배려로 나홀로 예선 레이스 끝에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식중독 여파로 6위(20초44)에 머물렀다.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결승에 오른 압델 하키무(18·일본)는 20초63으로 7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