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난 장위동…뉴타운 해제 잇따라

이지효 기자

입력 2017-08-22 16:16  



<앵커>

지난 10년 동안 재개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인 서울 장위뉴타운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뉴타운 지정이 해제된 곳에 빌라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며 주거환경만 더욱 나빠졌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표적인 노후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

지난 2005년 뉴타운 사업지로 지정됐지만 10년이 넘도록 바뀐 게 없습니다.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을 포기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난개발로 복잡해졌습니다.

뉴타운에서 해제된 5개 구역에 아파트 대신 빌라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선 겁니다.

<기자 스탠딩>
"이곳은 뉴타운에서 해제된 뒤 도시재생 시범지구로 지정된 장위13구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문제는 빌라업자들이 주차장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을 마련하지 않고 무턱대고 건물만 짓고 있는 점입니다.

지역 원주민들은 주거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엉망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이현숙 / 서울 성북구
"저렇게 매일, 밤에도 꽝꽝(거리고). 새벽 4시만 되면 나와서 공사하고 하나봐. 쓰레기들 나와도 잘 치우지도 않고."

<인터뷰> 김기춘 / 서울 성북구
"너무 많이 생기니까 안 좋아. 공사하는데 소음도 그렇고, 먼지도 그렇고, 시끄럽고. 오히려 공사를 많이 해서 더 지저분해진 것 같아."

단기간에 많은 빌라들이 난립하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거래도 실종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A 중개업소 관계자
"1종은 4층까지 올라가서 빌라업자가 선호하지 않는 건데 지을 게 없으니까 그런 것까지 다 짓고 있고. 기존 빌라가 올해 봄까지만 해도 올랐는데 지금 떨어지고 있어요."

<인터뷰> B 중개업소 관계자
"되려면 빨리 되든지, 안되려면 빨리 안 되든지 해야지. 집 살 사람도 손해볼까봐 안 사려고 하고, 또 세 얻는 사람도 타 지역에서 오는 사람은 곧 재개발 될 거라고 생각해서 안 오고."

최근 서울시가 장위동 일대를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1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인터뷰> 박현서 / 서울 성북구
"이런 식으로 하면 도로확장도 안 되고 아무 것도 안 되는 거야. 건물을 지으니까 좁잖아. 달라질 수 있는 게 없어. 길은 한정돼 있고 건물은 짓고."

서울시 뉴타운사업 가운데 절반 가까운 곳이 해제됐는데도 마땅한 사후대책이 없어 애꿎은 주민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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