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이아이피’ 김명민 “흥행? 마니아층은 분명히 생길 것 같아요”

입력 2017-08-23 07:37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쉼 없이 달려온 김명민이 다시 한 번 강렬한 카리스마로 스크린 장악에 나선다.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명민은 영화 ‘브이아이피’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일단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야 작품 선택을 하는데 ‘브이아이피’도 그랬어요. 이번 영화는 박훈정 감독님을 보고 선택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박)희순이 형이 리대범 역할이라는 얘기만 듣고 들어갔는데 다른 배우들이 하나 둘씩 합류를 하면서 궁금증이 있는 상태에서 출발을 했어요. 네 배우가 나서서 연기력 대결을 하고 싸우고 했으면 영화가 산으로 갔을 수 있어요. 그러면 분량부터 따졌을 거예요. 그런데 네 배우가 분량부터 비슷비슷해요. 거기서부터 밸런스를 고려한 셈이죠.”

영화 내내 숨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브이아이피’는 각국의 국가 기관을 대표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이 VIP 김광일(이종석)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인다. 김명민은 극중 VIP 김광일을 연쇄 살인사건의 결정적 용의자로 지목하고 잡으려 하는 형사 채이도 역을 맡았다.

“예전에는 다혈질 같은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만큼 유한 사람도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내면에 있었던 부분이 캐릭터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감정을 가져올 수 있어요. 처음에는 채이도에 대해 상상이 안 갔어요. 채이도가 결혼은 했지만 이혼을 했다고 가정했고, 아이들도 부모님에게 맡겼다고 생각했어요. 폭력을 서슴지 않으니 좌천되는 생활도 반복했을 것이라고 가정했죠. 분명한 것은 그가 범인을 잡는데 귀신같은 놈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형사 채이도 역할의 김명민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개의치 않는 집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인다. 처음 보는 김명민의 미친 눈빛은 사건에 몰두하는 채이도 캐릭터 그대로다. 그가 가진 폭발적 에너지와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박훈정 감독이 준 디렉션 자체가 드라이였어요. 미국 드라마인 ‘트루 디텍티브’의 매튜 맥커너히를 참고하면 좋겠다고 했죠. 그 드라마 보시면 보다가 졸 만큼 주연배우가 건조해요. 표정 변화도 없고, 익숙한 연기가 아니라서 당혹스러웠어요, ‘이걸 어떻게 두 시간 내내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독이 하라니까 했죠. 그랬더니 나중에 박훈정 감독님께 전화가 왔어요. 톤을 올려 달라고요.”

모두가 주목하는 VIP 김광일을 행한 채이도의 맹렬한 추적은 영화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며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을 전달한다. 김명민이 소화한 채이도는 그 동안 스크린에 등장했던 경찰 캐릭터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집념에 사로 잡혀 있는 채이도의 날 선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분장을 거의 하지 않았다. 평범해 보이려는 노력은 이번 연기 변신에 중요한 지점이었다.

“채이도는 ‘브이아이피’에 나오는 인물들 중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그 현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와 따로 노는 캐릭터가 될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대본대로 연기하면, 전형적으로 보이는 건 피할 수 없죠. 저도 전형적인 건 싫지만 그렇다고 연기를 안 할 수는 없잖아요. 대본 속 채이도는 혼자 방방 뛰고 있더라고요. 결국 시나리오보다 조금 채이도를 눌러가며 중간을 찾았어요. ‘브이아이피’ 속 채이도는 나름의 고민을 거친 결과물이에요.”




‘브이아이피’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두 뭉쳤다. 김명민을 비롯해 장동건, 박희순, 이종석은 지금까지 그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연기로 관객을 압도할 예정이다. 장동건은 “능수능란하고 유연하고 다채로운 그의 표현 방식은 배우들이 모두 놀란 부분이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장)동건이는 너무 잘생겼어요. 톱스타로서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얻는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았을 것 같아요. 이제 나이가 드니 자신의 속내도 드러내고 어느 정도 내려놓은 것 같아요. 저와 사는 얘기를 많이 했죠. 아빠들이 모이면 아이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이)종석이와 첫 호흡을 맞췄는데 매 순간 놀랐어요. 선배들에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는 후배는 처음 봤어요. 자신이 궁금한 것을 자존감 안 세우고 허심탄회하게 물어보더라고요. 사실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어요. 사실 처음에는 종석이가 의외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주 잘 맞아 떨어진 캐스팅이었어요. 종석이가 하는 연기를 보면 나 역시 연기를 하면서 울컥하게 만들어요.”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 ‘신세계’, ‘대호’의 연출까지 박정훈 감독은 숨 쉴 틈 없이 뻗어나가는 스토리에 강한 개성과 욕망을 지닌 캐릭터들의 관계를 그리며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손 꼽혀왔다. ‘브이아이피’에서는 인물의 대사 하나, 하나를 놓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캐릭터를 뛰어 넘어 국가를 대변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진짜 꼼꼼한 성격이세요. 현장에서 에너지가 넘치죠. 같이 했던 스태프와 계속하는 의리가 있어요. 작품을 떠나서 감독님과 잘 맞는 부분이 많았어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사이였죠.”

지난 6월 개봉한 ‘하루’ 이후 2개월 만에 ‘브이아이피’로 다시 한 번 스크린의 문을 두드리는 김명민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흥행이 사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에요. 천만을 넘기는 영화는 다 이유가 있죠. 한때 천만 영화가 부지기수로 쏟아지는 때가 있었어요. 그때 몇몇 사람들이 ‘한국 영화 이제 웬만하면 천만 넘는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그 얘기가 저는 너무 듣기 싫었어요. 천만은 하늘이 점지해 준 숫자죠. 그런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서 천만이라는 숫자를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만큼 작품이 좋고 운도 따라줬고 여러 가지가 갖춰져 있으니까 되는 거죠. 저는 그것도 다 실력이라고 봐요. ‘브이아이피’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고 잔혹하다보니 호불호가 급격하게 갈리는 영화에요. 딱 보면 보여요.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욕심이죠. 마니아층은 분명히 생길 것 같아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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