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바이오] 셀트리온, 13년만에 코스닥 짐 싼다

박승원 기자

입력 2017-08-25 17:45  

    <앵커>

    오늘은 국내 제약업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해 박승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어떻게 진행된건가요?

    <기자>

    이번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진행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을 줄곧 요구해왔는데요.

    이들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코스닥 시장 외면과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국인 참여로 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많고 주가 변동성이 큰 탓에 주식을 빌려 내다 파는 공매도에 과도하게 시달린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제기했는데요.

    이런 주장이 최근 들어 본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번달 초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안건으로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주주동의서를 받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주주들의 소집 청구서가 발행주식 총수의 3%를 넘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 결의에 대한 요건을 갖추게 됐구요.

    임시 주총 소집 결의 요건에 따라 셀트리온은 지난 월요일 이사회를 열었고, 마침내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코스닥 상장폐지 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앵커>

    결국,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셀트리온의 코스피행이 최종 결정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전망되고 있나요?

    <기자>

    셀트리온의 코스피행은 다음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13년만에 코스닥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입니다.

    이번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통과하게 되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10만명이 셀트리온 전체 주식의 66%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분율만 높고 보면 이전 상장 결정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이번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체계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는데요.

    이미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가 다음달 29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국적인 연락망을 구축했습니다.

    주주들의 임시 주주총회 참석을 독려하고, 참석이 힘든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대리행사를 위한 위임장을 수집하려는 사전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지역별로 꾸려진 연락망은 42개 카카오톡 대화방으로 구성돼 총 2,800명가량(23일 기준)의 소액주주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전 상장 안건이 가결되면,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내고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절차를 밟게 됩니다.

    <앵커>

    소액주주들은 셀트리온의 코스피행을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회사측 그 중에서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입장에선 코스피행이 반갑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그건 왜 그런건가요?

    <기자>

    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셀트리온의 코스피행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표를 보시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실텐데요.

    현재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3.86%를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68%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6.18%도 들고 있는데, 셀트리온과 셀트리오헬스케어 사이에 지분관계는 없습니다.

    이런 지분 관계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독점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정위가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회사 이익을 개인적으로 얻고 있다고 판단하고 제재를 내리면, 서 회장의 입장에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서 회장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는건데요.

    현재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율(36.1%)이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 지분율(19.6%)보다 높습니다.

    결국,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 기업가치가 높아지거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가치가 낮아질수록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서 회장의 지분율 즉, 지배력이 낮아지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을 고려하면,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내 제약업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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