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점심 '곰탕' 부실 논란에 문 대통령 해명은?

입력 2017-08-27 15:30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오찬 뒤에 메뉴와 관련한 박용진 의원의 SNS 글이 논란이 되자 문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오찬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찬에는 곰탕과 함께 고구마 밤죽, 삼색전, 김치, 깍두기 등이 나왔다.

박 의원의 글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왜 청와대 가서 반찬투정질이냐` 등 비난 여론이 일었다.

박 의원은 나중에 `부실해도` 라는 표현을 `소박해도` 라고 수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온라인상에서의 논란을 지켜본 듯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박 의원을 에둘러 감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점심 메뉴에 대한 박 의원의 글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워낙 팍팍한 정치를 오래 겪어서 여유를 가질 수 없었지만 이젠 좀 달라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 자신이 SNS에 글을 올려 SNS상에서는 티격태격할 수도 있지만 그게 기사화까지 되는 것은 우리 정치를 너무 잘게 만드는 게 아닐까"라며 이번 일이 논란이 되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의 여유를 위해 `왜 곰탕이었나`, 제가 추측하는 이유를 농담으로 보태본다"며 자기 생각을 적어 내려갔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청와대가 국민이 위화감을 느낄만한 호사스러운 메뉴로 비난을 받은 사례가 있지만 대체로 역대 청와대는 초청 인사들에게 소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게 보통이었다"며 "늘 칼국수를 내놓은 대통령도 계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가 대통령과의 대화와 진행돼 소박한 음식마저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저도 김대중 대통령 때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청받아 간 적이 있는데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과거 청와대 식사에 초청받아가면 나오는 길로 다들 청와대 주변 곰탕집이나 설렁탕집에 몰려가 곰탕이나 설렁탕 한 그릇씩 하고 헤어진다는 우스개가 있었다"고도 적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이번엔 아예 그런 일이 없게 청와대가 곰탕을 내놓았다!` 어떻습니까" 라면서 "우리 모두 좀 더 여유를 가지자는 농담"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에 앞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고민 끝에 메뉴는 너무 호사스럽지 않고 의미 있는 곰탕(을 정했다)"며 "정성들여 고아낸 건강한 우리 음식 곰탕처럼 당청 관계도 깊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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