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총상금 225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현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헌트 & 골프클럽(파71·6천41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며 7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의 성적을 낸 박성현은 지난달 US여자오픈 이후 약 1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33만7천500 달러(약 3억8천만원)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하며 얻은 별명 `슈퍼 루키`답게 많은 화제를 뿌리고 다녔다.
박성현의 미국 무대 진출과 함께 그의 골프백을 들어줄 캐디가 누가 되느냐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박성현의 첫 캐디로 낙점받은 이는 투어에서도 베테랑 캐디로 인정받는 콜린 칸이었다.
칸은 폴라 크리머(미국)와 12년간 함께 호흡을 맞췄고 그 이전에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박세리의 캐디를 맡았던 유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칸은 박성현과 좋은 호흡을 보이지 못했다.
3월 첫 대회부터 5월 초까지 7개 대회에 칸과 함께 출전한 박성현은 3위 1회, 4위 2회의 성적을 냈으나 나머지 4개 대회에서는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결국 박성현은 칸과 결별하기로 했다.
세심한 스타일인 칸보다는 장타를 치는 박성현의 공격적 성향을 살려줄 캐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5월에 열린 2개 대회에 크리스 매칼몬트를 임시 캐디로 고용한 박성현은 6월 초 개막한 숍라이트 클래식부터 데이비드 존스와 함께 필드에 나서기로 했다.
존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나연의 캐디를 맡았고 지난해 9월에는 전인지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 성향의 박성현의 캐디로 낙점된 존스는 결국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끝난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6월 한 달간 출전한 4개 대회에서 10위 내에 들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메이저 대회 제패에 힘을 합치면서 `맞춤형 캐디`로 제 몫을 다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성현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캐디와 호흡을 우승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캐디 역할이 매우 컸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농담 한마디를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2타 차로 앞서 있던 18번 홀(파5)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긴 위기에서 "데이비드가 `항상 연습하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하라`고 말해줬는데 연습대로 샷이 나와 저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존스는 전인지의 캐디였던 지난해 9월 역시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결정적인 한 마디로 전인지의 우승을 도왔다.
당시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약 3m 파 퍼트를 남긴 전인지는 "존스가 `이걸 넣으면 내가 저녁을 살게`라고 해준 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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