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배치, 허탈하고 분노하는 사람들

성주 사드 배치, "얼마나 버티고 투쟁했는데…" 성주 사드 반대 주민들 허탈



성주 사드 배치 소식이 지역 주민들이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도록 싸워왔는데 결국 성주 사드 배치가 완료됐다는 것.

연합뉴스에 따르면 7일 오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되자 경북 성주 소성리 주민 A(64)씨는 허탈하고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시작된 이날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선 경찰이 사드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켰다.

하루 전인 6일 낮부터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이웃 주민, 시민단체 회원들과 연좌시위를 벌이며 저지에 나섰지만 중과부적이었다.

A씨는 "나이 많은 마을 주민이 그 무덥던 지난 여름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에 참가하는 등 만사 제쳐놓고 사드 반대를 외쳤는데 결국 역부족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A씨 등 주민 20여명은 경찰이 시위 참가자 400여명을 모두 해산한 직후인 7일 오전 5시 30분께 마을회관 앞 도로로 뛰쳐나와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 1명은 도로에 서 있던 트럭 밑에서 2시간 넘게 완강히 버티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의 해산 시도에 대비해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과 끈으로 몸을 묶는 등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에는 성주 주민뿐 아니라 사드 기지 북쪽 김천시 주민도 100명 가까이 동참했다.

이들은 사드 발사대 진입을 저지하지 못하자 감정을 억누르며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다.

농소면에서 온 B(70·여)씨는 "우리가 1년을 어떻게 버텼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같은 마을에서 온 C(65·여)씨는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다리가 떨린다"며 "사드가 들어가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사드 기지에서 불과 1㎞ 정도밖에 안 떨어진 남면 월명리에서는 주민 30여명이 밤샘 시위에 참가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인 주민들은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10시간 넘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이 마을 여차배(60) 이장은 "주민이 목이 터지라고 사드 반대를 외쳤으나 힘에 부친 것 같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만큼 일반환경영향평가 요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성주 사드 배치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