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판 3천원선에도 안산다...재고 쌓여

입력 2017-09-09 13:58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계란값이 바닥을 모른 채 연일 하락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1만원대까지 올랐던 가격이 1년전 수준으로 대폭 인하했는데도 손님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인 탓에 재고가 쌓이는 것을 놔둘 수 없는 일부 소매상들은 30개들이 한판을 3천원대에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청주시 상당구 탑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한 슈퍼마켓은 계란(대란) 한판 가격을 3천980원으로 내렸다. 1개당 133원짜리 계란이 등장한 것이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계란을 진열했지만,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가게 주인 A(51)씨는 "재고가 쌓여 가격을 대폭 낮춰 출하하는 농장이 많다"면서 "산지 가격도 내려갔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1년 전 가격으로 팔고 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대란 한판 3천980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이전의 가격이다.

상당구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는 계란 한판을 4천950원에 팔았던 할인 행사를 2주 더 연장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당초 일시적인 행사로 마련한 할인 판매였는데, 산지 가격이 떨어져서 당분간 계속 싸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계란 유통상들도 계란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가격을 더 낮춰 파는 분위기다.

서원구의 한 계란 유통점은 이달 초 왕란 한판을 7천원, 특란은 6천500원에 팔았지만, 지난주부터는 500원씩 가격을 낮췄다. 대란은 4천∼5천원선에 팔고 있다.

이 가게 주인 여모(60)씨는 "작년 이맘때 하루 100판이 나갔다면, 지금은 20판도 못 팔고 있다"면서 "다음 주부터는 500원씩 더 할인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씨는 "공급은 계속되는데 수요가 없어 산지 도매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면서 "AI가 덮치기 이전인 작년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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