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까지 들어온 단교 여파…중계권 큰손 카타르업체 '휘청

입력 2017-09-11 22:12  


장기화하고 있는 카타르 단교 사태의 여파가 축구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스포츠 중계권 `큰손`으로 떠오른 카타르 매체 beIN스포츠가 단교 사태의 희생자가 됐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beIN스포츠는 최근 몇 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유럽축구를 비롯한 주요 경기의 중계권을 사들였으나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아랍 국가들의 단교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beIN스포츠 채널의 자국 송출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고, 단교국가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에서 beIN의 기자나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UAE 알아인과 사우디 알힐랄간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선 beIN 기자가 마이크에서 회사 로고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단교국의 선수나 감독이 인터뷰를 거부하는 일도 있다.

지난 7월에는 이집트의 한 축구팀 감독이 beIN 취재진에만 인터뷰나 기자회견 참석을 제한했다가 아프리카축구연맹으로부터 벌금과 한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사우디와 일본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중계권을 가진 beIN스포츠가 에이전시를 중간에 끼는 방식으로 중계를 하긴 했으나, 현장에서 오만 국적의 beIN스포츠 기자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가 당국의 심문을 거쳐 경기 직전에야 다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 알하시미라는 이 기자는 취재 장비 일부를 빼앗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축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사우디-이란전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AFC를 이끄는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역시 단교에 동참한 바레인 왕족이다.

회의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AFC의 인도 출신 수석 부회장 프라풀 파텔은 "회장으로부터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요청받았다"며 "가장 포괄적인 조사를 통해 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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