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유명 영화감독인 지아드 두에리가 이스라엘에서 영화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한때 구금된 뒤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12일 레바논 일간지 `데일리 스타`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와 레바논 이중국적자이기도 한 두에리 감독은 지난 10일 자신의 신작 `인설트`(The Insult)로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하고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직후 공항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두에리는 "그들이 공항에서 2시간 반가량 나를 잡아두고 내 프랑스와 레바논 여권을 압수한 뒤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이스라엘에서 `디 어택`(The Attack) 영화 촬영을 하는 등 레바논 규정을 어긴 혐의로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두에리는 그 다음 날 이러한 혐의에 대한 심문으로 군사재판에도 출석한 끝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경력이 있는 두에리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레바논을 찾았지만 이처럼 구금까지 된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에리는 "나는 베니스에서 상을 받고 레바논에 돌아왔는데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았다"며 "누가 이 일에 책임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설트`의 주연 배우인 팔레스타인인 카멜 엘바샤는 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두에리의 2012년 영화 `디 어택`은 이스라엘계 아랍인 의사가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한 자살 폭탄 공격에 자신의 부인이 연루된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을 다뤘다. 일부 장면은 이스라엘에서 촬영됐다.
그러나 이 영화는 2013년 레바논뿐만 아니라 아랍권 국가 대부분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2006년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기도 한 레바논은 중동에서도 이스라엘에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꼽힌다.
국경을 맞댄 양국의 대치 상황은 2006년 교전 이후 지금까지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레바논 국적자는 이스라엘 방문은 물론 이스라엘 국적자와 접촉만 해도 처벌된다.
지난 8월에는 레바논의 한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스웨덴-레바논 이중국적자 아만다 한나가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입상이 취소됐다.
2015년엔 미스 레바논으로 뽑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나간 여성이 대회장에서 미스 이스라엘이 포함된 다른 나라 대표들과 사진을 찍었다가 자국에서 자격이 박탈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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