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반발해 태평양 해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가능성까지 흘리면서 꺼내들면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숙소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공언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어떤 조치가 되겠는지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리용호의 말이 실제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인지 미국을 위협하기 위한 수사(修辭)인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도발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는 방안을 내보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에 하나 북한이 지하 핵실험이 아닌 태평양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한다면 쉽게 전망하기 어려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냉전 시기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하는 시험을 실제로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결 이후로는 대부분 지하 핵실험 방식으로 바뀌었다.
북한이 태평양 해상에서 수소탄 실험을 한다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미사일에 수소탄을 장착해 태평양으로 발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핵탄두에 핵물질 대신 비활성 물질을 넣을 경우 환경오염과 같은 피해를 초래하지 않고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했지만, 모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지하시설에서 하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1∼4차 핵실험의 경우 핵탄두가 아닌 핵폭발 장치를 터뜨린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작년 9월 5차 핵실험 직후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후에는 수소탄으로 보이는 장구 모양의 탄두를 결합하는 핵실험 준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일정한 고도의 기폭장치 작동을 포함한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핵탄두를 투발 수단에 결합한 전체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지난 8월 29일과 이달 15일의 IRBM `화성-12형` 발사와 같이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발사할 경우 미국과 일본을 극도로 자극하는 도발 행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시험을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를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이런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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