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활성화, 신용평가시스템에 달렸다

조연 기자

입력 2017-09-29 16:57  



    <앵커>

    '금리 절벽'으로 불렸던 중금리대출 시장이 활짝 열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은행 실적에서 보여졌듯, 은행권에서 중금리 대출은 여전히 홀대 받는 상품인데요.

    변별력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연 6~19%의 중금리 대출 시장이 올 상반기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상반기 금융사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조 3917억원으로,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전문사에서 각각 4천억원, 6천억원을 기록했고 은행권도 전년 대비 5배 늘어난 1천9백억원을 취급했습니다.

    정부가 출시한 사잇돌 대출 역시 출시 1년 3개월여 만에 누적판매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대출 평균금리는 은행권이 6~8%대, 상호금융 8~10%대, 저축은행이 15~18%대를 형성하며 금리단층을 해소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중금리대출 시장이 안착하기에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사잇돌대출 출시 이전부터 선결과제로 떠올랐던 중금리 대출 신용평가 모형은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신용자에 대한 축적된 정보(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금융사도 결국은 수익을 내야하는데, 차주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니 연체율, 부실률 등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유통이나 통신 등 다른 업권의 정보를 쓰면 중신용자 대출 모형이 나오는지도 사실 검증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도 (신용평가모형) 구축 과정이 2~3년 걸리니까 지금 중금리 대출 못하는 것"

    현재 은행들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별다른 자체적 신용평가모형 없이 SGI서울보증보험의 모형을 그대로 가져오고 혹시나 발생할 부실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는 정도에서 그치며, 사실상 당국에 떠밀려 마지못해 중금리 대출상품을 파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금리 대출이 구조상 수익보다 리스크가 큰 시장이다 보니 은행들이 역량을 갖추었어도 자원을 투입해 CSS를 구축할 생각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전문가들은 "중금리 대출이 일시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잡으려면 심사 역량 고도화가 우선"이라며 "상품 판매실적에 주력하는 것 보다 규제완화, 인프라 확보, 신용평가기법 개발 등이 필수 과제"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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