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추석 인사말을 통해 여권에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국민 추석 인사말’ 형식의 글을 올리고 “안보가 엄중하고 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前前)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적폐청산 작업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는 국가정보원의 정치 댓글 사건과 선거개입 의혹, 민간인 사찰 논란의 칼끝이 점점 자신으로 향하자 관련 의혹을 일축하며 공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히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며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단어에는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고, 자신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예상보다 수위가 높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입장발표 형식도 별도의 발표문을 내기보다는 페이스북을 통해 추석 인사말을 전하며 말미에 간략하게 입장을 밝히는 방식을 취했다.
국가정보원의 정치인 사찰과 2012년 대선개입 의혹, 블랙리스트 또는 화이트리스트 작성 의혹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근 삼성동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입장을 내되 당분간은 `정면대응`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현 정부에서 어떤 의도로 적폐청산 작업을 하는지 알고 있다"며 "이번 입장발표로 갈음할 수 있겠나. 이번에는 추석 인사말로 간단하게 이야기한 것이고, 언젠가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추석 인사말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