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지난 27일(한국시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오초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반드시 후보에 포함된다.
그만큼 현역 시절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요약하면 LPGA투어 대회 30승에 메이저대회 2승을 올렸고 158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2007년에는 세운 LPGA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436만 달러)은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오초아의 위대함은 또 183차례 대회에서 컷 탈락은 딱 여섯 번뿐이었고 세 번에 한 번꼴로 3위 이내에 입상한 사실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정작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는 오초아의 이름이 없다.
LPGA투어 명예의 전당은 입회 자격이 까다롭다. 오초아는 다른 자격은 다 채웠지만 `10년 이상 현역 활동`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오초아는 7년만 뛰고 은퇴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은 우승 15번 이상이나 메이저대회 2승 이상을 올린 선수 가운데 투표로 뽑는다.
오초아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는 가입하지 못한 이유다.
역사는 LPGA투어보다 짧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명예의 전당이 있다.
2004년에 문을 연 K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은 현재 3명뿐이다.
KLPGA 명예의 전당은 특이하게도 미국과 일본 투어 우승에 KLPGA투어 우승과 똑같은 포인트를 준다. 뛰어난 선수들이 대부분 해외 투어를 주 무대로 삼는다는 사실을 감안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는 선수가 한 시즌에 3차례 이상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면 2점을 주는 제도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명예의 전당 창설과 동시에 가입한 1호 회원 구옥희는 2013년 세상을 떴다.
2호 회원 박세리(40)은 2007년 LPGA투어 명예의 전당과 KLPGA 명예의 전당에 동시에 입회했다.
LPGA투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면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자동 입회가 되기에 박세리는 3개 명예의 전당에 한꺼번에 가입하는 드문 기록을 남겼다.
신지애(29)는 2015년 K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신지애는 KLPGA 명예의 전당 최연소 가입자(27세)라는 명예를 영구적으로 갖게 됐다.
KLPGA가 이듬해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에 `만 40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 규정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다만 `특정 선수를 겨냥한 나이 제한 규정 도입`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시행 시기는 2018년으로 미뤄놨다.
박인비(29)는 이 나이 제한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네 번째 K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될 게 거의 확실하다.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 100점 가운데 99점을 모아놨다. 나머지 1점은 오는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출전으로 채울 수 있다.
LPGA투어 선수가 한 시즌에 3차례 이상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면 2점을 주는 제도 덕이다. 올해 두산 매치플레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등 두 차례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른 조건은 이미 다 충족했기에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첫 티샷을 날리는 순간 박인비는 KLPGA 명예의 전당 가입이 확정된다.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로 3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는 셈이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안선주(30)도 올해 KLPGA 명예의 전당 가입이 가능하다.
포인트 100점 가운데 98점을 채워놨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한 안선주는 1승만 더 올리면 명예의 전당 가입이 확정된다. 박인비보다 먼저 가입 요건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포인트 93점을 딴 이보미(29)도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남은 대회에서 4승을 올리면 연내에 명예의 전당에 가입할 수 있다.
우승 한 번에 2점을 받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은 4점을 주기에 이보미의 명예의 전당 가입 역시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안선주와 이보미는 올해 안에 포인트 100점을 채우지 못하면 40세 이상 나이 제한 규정에 걸려 명예의 전당 가입을 10년 이상 미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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