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황태자였던 송중국.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
한국축구대표팀이 윙백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근래의 일이 아닌,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영표와 차두리가 은퇴한 이후부터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모로코 2군’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은 이청용을 윙백으로 기용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청용에겐 몸에 맞지 옷이었다. 모로코는 이청용 진영을 적극 노려 전반에 두 골을 뽑았다.
일각에서는 ‘거스 히딩크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표를 달며 지난날 영광을 추억하고 있다.
히딩크는 2002 한일월드컵 시절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좌우 윙백에 송종국과 이영표를 기용했다.
송종국은 ‘히딩크의 황태자’로 불렸다. 2001년 11월 크로아티아, 세네갈과 2연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단숨에 대표팀 주축으로 떠올랐다. 기본 포지션은 수비수로, 대인방어 능력이 뛰어나다.
히딩크는 송종국과 이영표의 피지컬을 극대화하고 풀타임 뛸 수 있는 체력을 주문했다. 두 선수는 파워프로그램을 통해 지구력을 끌어올렸다. 또 탄탄한 기본기에 ‘지능’을 더해 영리한 축구를 펼쳤다.
히딩크는 둘에게 또 숙제를 줬다. 중앙에 기용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로 빚어냈다. 덕분에 이들은 상대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수비하는 방법에 좋은 공부가 된 것.
결국, 송중국과 이영표는 2002 한일월드컵 본선에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지워버리는 활약을 펼쳤다.
이청용의 윙백 기용은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측면 공격수를 윙백으로 바꾸는 건 종종 있어왔다. 차두리가 그랬고 손흥민도 토트넘에서 윙백으로 변화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청용은 대표팀의 귀중한 공격자원이기도 하다. 이청용이 차두리 사례처럼 성공할 수도, 아니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신태용 감독의 포지션 변경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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