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최초로 사고를 보고한 시점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하는 단초가 마련된 것은 지난 6월이다.
당시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가 개정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과거 정부의 국가위기관리 지침이 불법 변경된 사실과 함께 최초의 사고보고 시점을 조작한 의혹이 드러난 것.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6월에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개정을 준비해 왔고 최근 들어 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직원들은 지난달 27일 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 들어있던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들여다봤는데 이때 본문에 빨간 줄이 그어진 채 수정된 부분 등 수상한 부분이 발견된 것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일련의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수정된 지침을 빨간 볼펜을 이용해 원본에 줄을 긋고 필사로 수정했고 2014년 7월 31일, 이를 전 부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왜 불법으로 변경했는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고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의심한 청와대는 `세월호` 등의 키워드를 넣어서 총 250만여 건의 문서를 검색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서가 검색되지 않자 `진도`, `해난사고` 등의 단어로 재차 검색을 시도했고 11일에서야 국가안보실 공유폴더에 전산 파일로 남아 있던 세월호 사고 당시 보고일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이미 청와대 내 공유폴더 등에서 발견된 문건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관하고 남은 복사본을 검색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상황보고 일지가 사후에 조작됐다는 의혹을 청와대가 제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30분에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최초 상황보고서와 그해 10월 23일에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최초 상황보고서 파일이 동시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사고 당일에 1보를 오전 9시 30분에, 2보를 10시 40분에, 3보를 11시 40분에, 4보를 오후 4시에 국가위기관리센터가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발견한 공유 폴더에는 보고 시각이 10시로 수정된 첫 보고서 외에도 원본에 나와 있는 보고 시각과 10분 정도 차이가 나는 보고 시각이 적힌 채 수정된 3보도 들어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4보 보고서는 원본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이런 내용을 이날 오전 8시에 보고받았고 곧바로 문 대통령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임 실장은 "긴 시간 고민하고 토의한 끝에 관련 사실의 성격이나 심각성, 중대함을 감안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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