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정부와 연정' 논란에 "지금은 불가능" 진화 나서

입력 2017-10-13 16:33  


국민의당에서 때아닌 연정론이 제기되자 안철수 대표가 13일 "지금은 연정이 가능하지 않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연정 논란은 지난 10일 저녁 안 대표와 중진들간 만찬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정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불이 붙었다.
김동철 원내대표가 민주당으로부터 연정 타진을 받았다는 취지로 말문을 열자 다수는 연정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이날 만찬에서 이런 얘기를 나눈 사실 자체를 비공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날(10일) 김 원내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의사 타진이 왔다고 말을 꺼냈더니 바로 여러 중진 의원들이 이것은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는 대통령만 말할 수 있지, 어느 누구도 그것(연정)을 이야기할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이어 "박지원 전 대표를 만나보니까 대통령이 전혀 (연정에 대한) 의사가 없다, 논의 자체가 적절하지 않고 논의를 했다는 이야기 자체가 바깥으로 안나가야 한다고 말해 그 자리에서 정리됐고 논의 자체를 안했다"라고 덧붙였다.

대표는 "그런데, 논의를 했다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마도 민주당 같다"며 "계속 저렇게, 의사도 없으면서 말장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또 "강력한 대통령제 하에서 연정한 사례가 있는 지를 우선 묻고 싶다"면서 "외국의 경우 내각제 경우 연정들은 정권 시작 초기에 (연정을) 시작한다. 지금 내각들도 거의다 꾸려져 있고 정책 방향들도 다 나와있는 상황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밤 중진의원 회동 자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연정과 정책연합에 대한 비공식 제안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었고, 현재 논의의 가치도 없다며 보안을 유지키로 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안 대표는 연정론에 찬성하는 당내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며 내부 단속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안에서도 경계할 내용이 있다"며 "내부 논의 내용을 외부에 말씀하실 때는 있었던 그대로 말해야 한다. 정치는 말이지만,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 측에서는 연정에 긍정적인 일부 호남 중진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군불을 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안 대표 취임 2개월이 됐지만 당 지지율 회복 기미가 없는 상황이어서 호남에서는 광역·기초단체장 출마 준비자들의 탈당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위기감이 팽배해있다.

호남 의원들로서는 지지 세력을 붙들어두기 위해서라도 연정 필요성을 제기할 필요가 있지만 이 경우 선(先) 자강론인 안 대표와 충돌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연정론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인식인 셈이다.
한 초선의원은 "호남의 일부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연정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리적으로 보면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책 공조는 얼마든 할 수 있겠지만 연정은 지금 분위기에 안맞는다"며 "민주당에서 원하는 연정은 장관 자리 한 두개를 줄 테니 자신들이 하는 모든 일에 협조해 달라는 것으로, 말이 안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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