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국제 특허 등록부터 우선시되어야

입력 2017-10-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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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기업 대표 A씨는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우리나라에서 여러 건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등록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등록된 특허와 실용신안은 납품 시 많은 도움이 되었고, 경쟁업체의 유사품 제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사업상 꼭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침 박람회에서 알게 된 바이어의 도움으로 호주에 제품을 수출하게 되었는데, 바이어가 호주에 특허가 있어야만 계약을 할 수 있다고 하여 부랴부랴 해외특허 출원을 진행하려 했지만, 호주에서 특허권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특허출원 이후 1년의 기간 이내에 특허출원을 하거나 PCT국제출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해외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특허법인들은 1년의 우선권 기간 이내에 해외 특허출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내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법적인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새롭게 개발한 기술로 국내에서는 이미 성공을 거둔 벤처기업 B사는 최근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을 벗어나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유럽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으로 국내 특허명세서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특허 출원을 진행했다. 하지만 심사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특허청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특허가 등록이 되었는데, 중국 특허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카테고리라거나 발명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특허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특허명세서 작성요령과 실무가 다르기 때문이며, 특히 우리나라 특허법과 외국의 특허법이 상이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해야 시행착오 없이 외국에서 특허권을 획득할 수 있다.

국제특허전문 `PCT다이렉트` 박정규 대표변리사는 "국문 명세서의 낮은 품질이나 번역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러한 기초적인 수준의 하자를 제외하자면 실은 가장 흔히 일어나는 문제는 해당 국가의 특허 대리인이 발명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해외 특허출원은 나라마다 특허법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컨트롤을 해야 하는 국내 변리사도 해외 실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해외 특허출원의 특성상 해외 대리인이 발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등 뜻밖의 문제가 생기는 일도 잦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제없이 해외 특허출원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발명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우리나라 변리사가 특허출원 관련 업무를 직접 컨트롤 하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현지 대리인은 의뢰 받은 대로 의견서를 쓰고 절차대로 등록을 하는 구조이며, 심지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 특허출원 사건을 직원에게만 맡겨두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대리인이 전공분야가 맞는지, 자격은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특허 변호사(Patent Attorney)인지, 특허 대리인(Patent Agent)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비용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특허라면 당연히 특허 변호사를 통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해외 특허 출원 중 가장 문제가 많이 생기는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경우에는 전문 변리사가 없는 불법 대행 업체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 중국 특허 산업이 호황이다 보니 정식 로펌에서도 변리사들이 사건을 직접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제특허 경력이 많은 우리나라 변리사가 특허 전반에 대해 직접 컨트롤하는 경우가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고정호  기자

 jhkoh@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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