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측 "바닥에서 자며 인권침해 당해"…UN에 문제제기

입력 2017-10-18 09:02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MH그룹으로부터 입수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하부요통, 무릎과 어깨 부위의 골관절염, 희귀한 부신 이상 증세, 영양실조 등의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보고서 초안에는 "박 전 대통령의 상태는 계속 나빠지기만 하고 있으나, 그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적혀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담겼으나, 서울구치소 측은 접이식 매트리스가 제공됐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 대리인인 로드니 딕슨은 CNN에 "적절한 침대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데 이것이 만성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딕슨은 영국 왕실변호사(Queen`s Counsel)이자 법정변호사이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는 곧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보고서 제출은 한국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인권위원회의 정기 조사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그러나 유엔 인권위원회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벌칙을 부과하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국제 법률자문회사인 MH그룹은 지난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MH그룹은 성명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6개월 연장된 데 대해 경악한다"며 "그의 건강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현저하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를 빼앗을 정당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법원은 그가 계속 구속된 상태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 가장 유감스럽다"며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모든 사람은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구속은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만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실로 믿을 만한 입증된 우려가 있다면 조건을 붙여 가석방이나 가택연금을 할 수도 있다"며 "이것이 박 전 대통령의 권리와 공소유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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