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현 여권서 추천…보궐이사 선임 땐 기존 여야 구도 역전
방문진의 판도 변화가 시작된 것일까.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방문진) 김원배 이사가 18일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문진 사무처는 이날 "김 이사가 오늘 오전 사무처에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아직 공식 사퇴서를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방문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이사는 이날 고영주 이사장을 포함한 구 여권 추천 이사 4명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19일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 여권 추천 이사인 김 이사는 목원대학교 총장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방문진 이사로 활동했고 지난해 MBC 경영평가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이사가 소위원장을 맡아 작성된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는 지난달 초 구 여권측 이사들이 보고서 내 보도·시사 부문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이사회에서 채택되지 못해, 사실상 폐기됐다.
특히 김 이사는 지난 11일 방통위의 MBC 관련 자료 요청 건을 두고 열린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검사·감독권에 얽매여 자료 제출을 못 하면 파장이 너무 크다. 어떻게든 자료는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이사가 공식 사퇴서를 제출하면 방문진 사무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궐이사 선임을 요청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진은 방문진법 제6조 제4항에 따라 총 9명 중 여권이 6명, 야권이 3명 추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
구 여권 추천인 김 이사의 후임은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권을 갖는다.
김 이사에 앞서 지난달 초 사퇴한 유의선 전 이사(구 여권 추천)의 보궐이사까지 민주당 추천으로 임명되면 방문진 이사진은 구 여권과 구 야권의 6대 3 구도에서 4대 5 구도로 역전된다.
이 경우 방문진이 방통위의 검사·감독권에 적극적으로 응하거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 안건, 김장겸 MBC 사장 해임 안건 등을 이사회에 상정할 가능성도 크다.
즉, 문재인 정부와 MBC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과 이하 경영진에 대해서도 불법 노동 행위 등 책임을 물어 즉각 해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문진 이미지 =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