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불꽃을 피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는 `꺼지지 않는` 성화봉에 의해 봉송된다.
이날 채화된 성화는 관례에 따라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가 먼저 성화봉을 들고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기념비까지 이동한 뒤 한국인 첫 봉송 주자인 박지성에게 성화봉을 넘겨주면서 그리스부터 한국까지 이어지는 봉송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평창 올림픽 성화봉송에 사용되는 성화봉은 한국의 전통 백자를 모티브로 제작돼 `한국의 미`를 강조했다.
평창의 해발 고도 700m를 상징하는 700㎜의 높이에 우리나라 겨울철 강풍과 폭설 등 날씨를 고려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을 유지하도록 제작됐다.
무게는 1.3㎏이며 재질은 상단은 철, 나머지는 알루미늄으로 구성됐다.
4개의 분리된 격벽으로 만들어진 성화봉은 바람이 불면 불꽃이 격벽 반대 방향의 산소원 쪽으로 이동하게 돼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성화봉 상단에 씌워진 우산형 캡은 빗물이 버너시스템 외부로 배출돼 폭우와 폭설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졌다.
성화봉 표면은 대한민국 전통 백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유려한 라인과 눈과 얼음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표현하는 흰색을 사용했고, 손잡이 부분에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디자인 패턴을 활용해 전 세계인들이 성화봉송의 여정을 함께 한다는 의미도 함축했다.
올림픽 성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이었지만 성화봉송이 시작된 것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다.
당시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3천187㎞를 이동해 독일 베를린까지 3천331명의 성화 주자에 의해 옮겨져 성화대에 점화됐고, 이후 성화봉송은 올림픽 준비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 전통 백자의 이미지를 녹인 것처럼 성화봉은 개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성화봉송의 시작을 알린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성화봉에는 나치를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이 새겨졌다.
30년 전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사용된 성화봉에는 동서양의 화합을 의미하는 두 마리 용이 교차하는 모습이 새겨졌다.
성화봉은 궁중에서 사용하던 화로를 모티브로 만들어져 한국의 미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독특한 모양의 성화봉으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손꼽힌다. 역대 성화봉 가운데 가장 큰 820㎜ 크기에 22개의 알루미늄 갈대 다발로 이뤄진 독특한 디자인에 성화봉 끝단이 아닌 중간 부위를 잡도록 만들어져 시선을 끌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성화봉은 호주의 대표적 상징물인 오페라 하우스를 형상화했고 최근에 열린 2016년 브라질 올림픽 성화봉은 점화되면 몸체에 틈새가 생기며 늘어나 브라질을 상징하는 색채가 드러나는 독특한 구조로 만들어 관심을 받았다.
그리스를 일주하고 31일 평창 대표단을 통해 한국으로 소송되는 `평창 성화`는 대회 개막 G-100일인 11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국내 봉송에 나선다.
평창 성화는 7천500명의 주자가 101일 동안 전국 2천18㎞를 누빈 뒤 내년 2월 9일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돼 대회 기간(17일) 불을 밝힐 예정이다.
국내에서 시작되는 성화봉송의 첫 주자의 영광은 한국 여자 피겨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유영(과천중)에게 돌아갔다.
그리스에서 공수한 `평창 불꽃`은 11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다목적 주기장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가수 인순이의 축하공연 속에 한국 땅을 밟는다.
`평창 불꽃`은 성화봉송의 시발점인 인천대교 톨게이트로 이동해 첫 주자인 유영의 성화봉에 옮겨지면서 국내 봉송이 시작된다.
인천대교를 거쳐 송도에서 첫 봉송을 끝낸 성화는 11월 2일 비행기 편으로 제주도로 옮겨진 뒤 내륙 봉송의 출발점인 부산으로 이동해 경상도와 전라도를 거쳐 전국을 `지그재그`로 훑고 나서 내년 2월 9일 평창에 도착하는 101일간의 여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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