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년소녀’ 한예슬이 김지석, 이상우와의 ‘더블 러브라인’에 박차를 가하며 앞으로의 멜로 향방에 흥미를 더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이동윤, 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가 한예슬을 중심으로 한 삼각 러브라인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격공’을 유발했다.
이날 사진진(한예슬)은 오래된 친구이자 한집살이 중인 첫사랑 공지원(김지석)과 함께할 때는 더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20년 동안 ‘팬질’을 이어오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공식 커플로 만나게 된 안소니와는 함께 있기만 해도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한 사람이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
이날 방송에서 안소니와의 ‘우결’ 가상 결혼식 촬영을 이어간 사진진은 인형탈을 쓴 남자 중 자신의 신랑인 안소니의 손을 찾아 반지를 끼워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안소니 손등의 점을 알고 있는 사진진은 자신만만하게 반지를 끼워줬으나, 해당 손의 주인공은 바로 공지원. 촬영을 구경하던 사진진의 스타일리스트 미달(이유미)이 “누굴 좋아하면, 손이 미친 듯이 꼬셔대잖아요. N극이 S극 당기듯, 안 잡고는 못 배기게”라는 이야기가 더해지며 미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사진진과 공지원은 촬영 후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선뜻 이야기하지 못한 채 잠을 뒤척였지만, 다음 날 출근길에 안소니의 음식 취향에 대해 논의하며 투닥거리는 등 ‘만담’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다시 친근한 친구 사이로 돌아왔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공지원이 사진진의 방에 들어온 벌레를 잡다가 고장난 문으로 인해 방에 갇히고, 팔을 삐끗한 공지원에게 한때 ‘붕신’이었던 사진진이 붕대를 감아주며 10대 시절 추억에 잠겼다. 꼼짝없이 방에 갇힌 두 사람은 가위바위보, 딱밤 때리기, 탕수육 게임, 빙고 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철들지 않은 30대의 모습을 드러냈다. 공지원은 어느덧 잠이 든 사진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머리카락을 쓸어 넘길 듯 손바닥을 가까이 대며 자석처럼 끌리는 감정을 드러내고, 이어진 에필로그에서는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사진진을 지키려다 공지원이 팔을 다쳤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풋풋한 설레임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사진진은 공지원과의 ‘사랑과 우정 사이’ 데이트와는 달리, 안소니와의 만남에서는 상대의 기분을 끊임없이 살피는 ‘조신녀’로 변신했다. 가상 결혼식에서 안소니에게 볼 뽀뽀를 받은 후에도 끊임없는 딸꾹질을 한 사진진이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안소니와 단 둘이 식사를 하게 된 것. 사진진은 둘만의 데이트에 잔뜩 긴장한 채 행여 안소니가 불편할까 식사 분위기와 메뉴를 신경 쓰는 한편, “오빠 보앰 때 예능 나오셔서 번지점프 하실 때, 두 바퀴 회전하면서 뛰셨잖아요”라며 10대 소녀 같은 대화를 이어나가 한결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안소니의 차로 자신의 집에 가는 길에도 안소니의 눈치를 보며 창문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사진진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봉고파’ 단체 메신저 방에 “나 오늘 오빠랑 밥 먹었다, 단 둘이! 꺄악!”이라며 행복함을 감추지 못한 터. 더욱이 사진진이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취객에게 불안함을 느끼던 차에, 안소니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며 사진진을 집까지 묵묵히 에스코트한 것. 안소니의 ‘매너’에 완전히 넋이 나간 사진진은 집에서 기다리던 공지원에게 “오빠 진짜 멋있는 것 같아,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멋있는 사람인 줄은 몰랐어”라면서도 “배가 고프다”며 공지원이 끓여준 라면을 후루룩 먹고, 그 와중에도 안소니의 ‘김치 취향’을 물어보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에 더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현실 첫사랑’과 ‘팬심 첫사랑’ 두 남자와 각기 다른 인연을 이어나가게 된 사진진은 어느 한 쪽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이 양쪽 모두 훈훈한 러브라인을 만들며, 속을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마음으로 향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공지원이냐 안소니냐, 인생 최대의 난제를 맞은 사진진!” “공지원 앞에서 성질내는 사진진도 귀엽고, 안소니에게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진진도 예쁘다” “안소니 앞 진진이 모습에 과거 생각나서 ‘이불킥’할 뻔” “3각 러브라인 흥미진진 끝판왕! 다음 주가 기다려져요”라며 극강의 몰입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순수함 그 자체인 사진진의 각기 다른 ‘설렘사’ 러브라인과는 또 다른, 한아름(류현경)과 정우성(안세하)의 ‘현실 만남’이 이어져 흥미를 더했다. 남다른 주사로 정우성에게 피해를 입힌 한아름이 끝없는 ‘소개팅 AS’를 해준 가운데, 결벽증이 있는 정우성은 끊임없는 퇴짜를 놓으며 한아름을 괴롭힌 것. 뒤이어 펑크난 소개팅의 대타로 나간 한아름은 정우성 앞에서 감자탕 뼈를 쪽쪽 발라 먹으며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고, 한아름의 손을 낚아채 대신 주문 벨을 누르는 정우성의 팔을 한아름이 사정없이 깨물며 ‘폭소’를 유발해, 절정의 ‘생활 연기’를 선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 향방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세기 소년소녀’ 13회와 14회는 30일 오후 10시 MBC에서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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