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톡톡CEO 시간에는 이경섭 NH농협은행장과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경섭 행장은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초로 연임 행장이 될 수 있을지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높습니다.
경제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죠. 이경섭 행장의 연임 가능성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배경이 뭔가요?
<기자>
이경섭 행장 취임 이후 NH농협은행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이 주요합니다.
농협은행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 6371억 원, 당기순이익은 3600억 원을 기록해 지난 2012년 은행 출범이후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조선해운 부실 여신에 대한 1조6천억원 가까이 충당금을 쌓아 한꺼번에 털어내는 이른바 ‘빅배스'를 단행했지만 연말에 천 억원이 넘는 흑자를 일군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올해 3분기 실적은 다음 주 화요일 발표될 예정인데요. 역시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누적 당기순이익 5천억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앵커>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니 연임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군요. 내부적으로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지주 임원추천위원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지만 임직원들은 일단 절차상엔 문제가 없으니 연임 가능성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농협은행 출범 이후 아직까지 한 번도 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부담요인입니다.
벌써부터 이 행장 후임으로 오병관 지주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경섭 행장을 포함해 앞서 행장들이 모두 지주 부사장을 거쳐 왔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에 은행권 수장 인사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데 연결 지을 만한 특징이 있나요?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1960년대 생 은행장이 잇달아 선임되면서 젊어지는 분위기를 꼽을 수 있는데요. 1958년생인 이경섭 행장 연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얼마 전 선임된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는 1961년생이고요. 오늘 취임한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1960년생입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60년대생 행장들이 배치됐습니다.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64년생,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62년생,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61년생이고 손교덕 경남은행장은 60년생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권에서 1960년대 생 은행장 탄생은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이렇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금융 시대를 맞아 조직 쇄신이 절실하단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참고로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오병관 지주 부사장은 1960년입니다.
또 지역 안배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번에 연임이 확정되거나 첫 선임된 은행권 수장들의 출신지역이 경상도 지역에 치중돼있다는 점도 경북 성주 출신인 이경섭 행장에겐 불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경섭 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행장은 2년 연속 국감 증인에 불려나간 불명예를 안았는데요. 국감장에서 질타를 받은 내용도 가지각색입니다.
지난해에는 김재수 전 농림부 장관에 대한 특혜대출을 포함해 NH농협은행이 공무원과 대기업 등에게 특혜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바 있구요.
올해는 농협은행이 농업인의 협동조합으로 출발했음에도 정작 농업인이 비농업인에 비해 금리를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농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죠.
또 농협은행 임직원의 업무소홀로 인한 여신사고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지난 2014년 163억원, 2015년 295억원 등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대형 사고가 났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라 오는 31일 공정위 종합감사에 또다시 불려가게 될 예정인데요. 핀테크 관련 기술탈취와 하도급 거래 위반에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연임으로 가는 길이 녹록치만은 않군요. 전임 행장들과 비교했을 때 이경섭 행장은 어떤가요?
<기자>
이경섭 행장이 연임 가능성이 열린 것에는 숫자로 나타난 실적 외에도 의사결정이 정확하고 빠르며 소통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한 몫 합니다.
하지만 김주하 전 행장 사례를 보면 역시 경영실적이 좋고 현장소통이 뛰어나다는 호평 속에 연임에 대한 관측이 많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실적이나 평가가 연임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진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당시 김용환 회장이 전임인 임종룡 회장 시절 은행장에 오른 김주하 행장의 연임을 저지했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김용환 회장 임기가 내년 4월에 만료돼 교체시기가 엇비슷하게 맞물려 있는 상황인데요. 역시 이경섭 행장의 연임 여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앞으로 농협 은행장 선임 일정과 관전 포인트는 뭔가요?
<기자>
이경섭 행장이 임기가 올해 말입니다. 임기만료 40일 전까지 지주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야 때문에 다음 달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임추위원은 3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비상임 이사, 1명의 사내이사 총 5명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 1명의 사내이사가 현재 유력한 차기 행장후보로 분류되는 오병관 부사장이라는 겁니다.
임추위원들이 오병관 부사장을 의식해 이경섭 행장을 후보로 추천하지 않을 수도 있고, 추천이 된다고 하더라도 의결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오 부사장이 행장 후보로 추대될 경우 오 부사장 본인은 의결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이경섭 행장을 직접적으로 견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다른 임추위원 4명에 대한 간접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본격적인 차기 행장 선출 레이스를 앞두고 유력 후보자들과 임추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겠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경섭 행장의 어록을 빌리면 “NH농협은행은 일류 은행으로 비상하느냐 삼류 은행으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실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시중 4대 은행 실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요.
2020년 1조 클럽 가입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일류은행으로 비상하기 위한 농협은행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고영욱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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