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취항하는 105개국 180개 항공사의 탑승객 보안검색 강화 조처가 26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전 세계 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조처는 미 교통안전청(TSA)이 지난 6월 28일 발표한 테러 등에 대비한 긴급 보안강화 규정에 따른 것이다. TSA는 미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이다.
TSA가 요청한 보안강화 규정은 두 가지다.
먼저 단기 조치는 항공기 내 위해물품 반입 차단, 요주의 승객(Selectee) 휴대전자기기 전수검사(ETD), 휴대전자기기 검사 후 미국행 승객과 타 국가행 승객의 분리 조치 등이다.
이는 전 세계 공항에서 지난 7월 19일부터 적용됐다.
이번에 추가로 적용되는 것은 장기 조치로 여행 목적, 체류 기간, 현지 주소 등을 묻는 보안 질의(인터뷰)와 요주의 승객에 대한 추가 인터뷰로 구성된다.
미국행 탑승객에 대해서는 `무엇 때문에 미국에 가며, 어디서 언제까지 머무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캐묻겠다는 것이다.
미 국적 항공사 중에는 델타항공이 지난 12일부터 더 까다로워진 보완 인터뷰를 시행했다.
인터뷰 강화 조치가 액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탑승 수속 시간이 1∼2시간 더 길어질 수 있어 공항에 최소한 3∼4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순조로운 탑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 조치 시행을 앞두고 일부 항공사는 공항 수속 절차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미 연방항공청으로부터 일정한 유예기간을 받았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내년 2월과 4월까지 장기 조치인 보완 인터뷰가 유예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발하는 델타항공 등 미 국적기와 저비용항공사(LCC) 탑승객은 강화된 보안 질의를 통과해야 미국행 또는 미국령 괌·사이판 등지로의 항공편 탑승이 가능하다.
주요 국가에서도 대다수 대형 항공사들이 120일의 유예기간을 받아 일단 급한 불을 끈 상태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105개국 280개 공항이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이 된다면서 매일 2천여 편의 항공기에 탑승하는 32만5천 명의 승객 전원에게 인터뷰 시간이 추가된다면 전 세계 공항에서 대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4개 대형 항공사가 26일부터 보완 인터뷰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중심으로 운항하는 에미레이트 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과 이집트 항공 등이 보완 인터뷰를 실시하기 위한 게이트 앞 추가 검색대를 설치하고 주요 공항에서 미국행 탑승객을 상대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새롭게 강화된 보안 조치는 가능한 한 현행 게이트 앞에서 기존 검색과 함께 이뤄지도록 절차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은 "미국행 비행기 탑승객의 전자기기 검색 강화 조처가 이미 시행됐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짧은 인터뷰가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 연방항공청의 리사 파브스테인 대변인은 USA투데이에 "새로운 조처를 시행하기 위해 우리는 전 세계 항공 파트너 및 공항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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