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역행하는 금융권 인사

박해린 기자

입력 2017-10-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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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새 정부의 금융협회장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대부분 참여정부 시절 관료 출신 '올드보이'들이 새 수장직에 거론되면서, 또 다시 관피아 논란이 이는 등 금융권 인사가 역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박해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68)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홍재형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80)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69) 등이 물망에 오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퇴직 관료 출신의 '올드보이'라는 점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올해 우리 나이 68세, 재경부 출신으로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했습니다.

    홍 전 부총리는 80세로, 관세청장과 재무부장관, 초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을 맡은 전통 관료 출신입니다.

    3년 전 '관피아' 논란으로 각 금융협회 수장직을 민간 출신들이 꿰찼는데, 또 다시 관료출신으로 뒤바뀌는 모양새인 겁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 정책자문단에 참여하고, 홍 전 부총리는 지난 1월부터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문재인정부 출범에 일조한 인물들로 꼽힙니다.

    앞서 금융권 관심이 집중됐던 BNK금융지주 회장직 역시 참여정부 시절 현대증권 대표를 거쳐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역임한 김지완 회장(70)이 낙점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올드보이'의 귀환이 현 정부와의 마찰을 줄여 금융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과거 정권 퇴직 원로들의 '무리한 자리만들기'로 전락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됩니다.

    <인터뷰>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지금 당장의 규제나 편리한 관의 관계 형성만을 위해서 다시 관치 인사가 채용되는 것은 결코 금융의 자율화 등 금융 산업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핀테크 시대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옛 관료 출신들이 복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금융업계 관계자(음성변조)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해가는데 아직도 연륜있는 분들이 거론된다는게 안타깝습니다. 특히 핀테크나 4차산업혁명이 금융계 화두로 떠오르는데 좀 더 젊고 능력있는 분들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오늘 3차 회의가 열리는 손보협회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나머지 협회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쳐 그간 잠잠했던 금융권 관피아 논란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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