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의 9집이 마침내 발매됐다.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며 여전한 저력을 보여줬다. 공개 전부터 타블로의 SNS에 공개된 가사로 이미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역시 가사는 타블로`, `타블로의 가사는 시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타블로가 쓴 시보다 더 시적인 가사를 만나보자.
# 막을 내리며
내가 한방울의 물을 원할 땐 바다를,
또 내가 작은 한알의 모래를 원할 땐 사막을.
# 알고 보니(feat. Jinbo)
무서운 게 형제 조차 믿을 수 없어
약속은 새끼 손가락만큼 쉽게도 꺾여
# 낙화 (落花)
내 꿈은 하늘을 걷는 난장이의 꿈
무지개를 손에 거머쥔 장님의 꿈
달콤한 자장가에 잠이 든 고아의 꿈
시간을 뒤로 되돌린 불효자의 꿈
내 꿈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의 꿈
내 꿈은 크게 노래부르는 벙어리의 꿈
내 꿈은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속삭임에 미소를 짓는 귀머거리의 꿈
# 당신의 조각들
당신의 눈동자, 내 생의 첫 거울.
그 속에 맑았던 내 모습 다시 닮아주고파.
당신의 두 손, 내 생의 첫 저울.
세상이 준 거짓과 진실의 무게를 재주곤했던 내 삶의 지구본.
# Lesson 4 (Tablo`s World)
소년은 남자가, 남자는 부자가,
부자는 권력자, 권력자는 신이 되고파.
# Airbag(feat. 나얼)
혼자 있기 싫은 걸까? 아니면 눈에 띄게
혼자이고 싶은 걸까? 내게 외로움은 당연해.
방황하게 되는 건, 집이 없어서 혹은 갈 길이 없어서일까,
갈 곳은 많아도 그 어디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일까.
# 밑바닥에서(feat. Bumkey)
내 불행의 반을 떼어가길 바래서,
너의 반쪽이 된 건 아닌데
이 좁은 방에 낮은 천장이 하늘이란 게,
내가 너의 우산이자 비란 게
# 춥다(feat. 이하이)
내겐 냉정이 다인 걸
겨울바다 같은 심장인 걸
배를 띄워 다가오면 알겠지
내가 섬이 아닌 빙산인 걸
# 헤픈엔딩(feat. 조원선 of 롤러코스터)
안녕과 안녕으로
시작과 같은 말로 끝나는 건 다 이유가 있겠지
# RICH(feat. 태양)
난 마음의 부자가 되고 싶은데
지갑을 열지 못해 마음을 계속 쓰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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