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서청원과 같이 정치하기 어렵다…녹취록 있다면 공개하라"

입력 2017-10-28 19:16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8일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자신이 서청원 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한 내용이 담겼다는 이른바 `녹취록` 논란과 관련, 서 의원을 향해 "정치를 같이하기 힘들겠다"며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던 지난 26일(현지시간) 동행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서 의원에 대해 "깜냥도 안 되면서 덤비고 있다. 정치를 더럽게 배워 수 낮은 협박이나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4박 5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홍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방문 중 서 의원을 작심 비판한 배경을 설명했다.

홍 대표는 "지난 9월 3일 서 의원과 식사할 때 1시간 30분 동안 듣기만 했다. 도중에 얼핏 그 이야기(녹취록)를 하면서 협박을 했다"며 "어떻게 그리 유치한 짓을 하는지 이런 사람과는 정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선이나 되신 분이 새카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하다니, 해볼 테면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는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성완종을 모른다.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받았다고 하면 이상하니, 성완종과 내가 돈을 주고받기 전 호텔에서 미리 만났다는 각본을 짜놨더라"며 "나중에 항소심에서 검사와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짜놓은 각본이라는 게 들통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부사장은 서 의원을 20년간 따라다닌 사람이다. 2015년 4월 18일 토요일 오후 2∼3시께 김해 골프장에서 서 의원에게 전화해 `(윤승모씨가) 왜 나를 엮어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라고 얘기한 게 전부"라며 "그 이후엔 서 의원을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내가 `올무`에 걸려 정말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을 때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나를 얽어 넣어야 `친박`이 누명을 벗는다고 (그렇게) 한 것"이라며 "그런 나를 두고 협박을 하다니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뒤 이틀 후인 지난 22일 "다른 당의 대표는 홍 대표보다 훨씬 가벼운 혐의로 수사 중일 때 사퇴했다. 게다가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녹취록이 있음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녹취록 언급을 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홍 대표가 서 의원에게 `윤 전 부사장이 항소심에서 진술을 번복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홍 대표는 "국민의당 모 의원의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거짓폭로를 하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청산과 관련한 질문에는 "미국에 있느라 아직 국내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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