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와 달리 광화문은 文 대통령 비판했다

입력 2017-10-29 10:49  

"촛불 계속·적폐 청산"…촛불 1년 여의도에 다시 촛불 물결
여의도 찾은 시민들 문대통령 지지자 주축 `촛불파티`…`MB구속` 한목소리



여의도 집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벌였던 촛불집회 1주년이 되는 28일 여의도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집결했기 때문.

여의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였다면 광화문 집회는 정치인들과 노동단체가 주축이 돼 촛불을 이끌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있던 시민들은 `촛불은 계속된다`는 구호에 맞춰 함성과 함께 일제히 촛불을 켰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 때마다 벌였던 소등 퍼포먼스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주최한 `촛불항쟁 1주년 대회`에서 재현된 것이다.

주최 측 추산 5만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촛불집회 영상과 전인권밴드·이상은 등 가수 공연을 보고 발언을 듣는 등 과거 촛불집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박근혜는 퇴진하라`였던 집회의 메인 구호는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사회대개혁 실현하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는 여의도 집회와 달리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집회 무대에서 발표한 선언문에서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강행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투쟁본부는 촛불집회를 마친 9시 10분께부터 사드 철회와 한일위안부합의 폐기, 세월호 진상규명,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반대한다고 외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같은 시간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촛불파티 2017`이 열렸다.

주최 측 추산 1만명 이상이 모인 여의도 집회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구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공식 프로그램 `다스 체조`는 숫자 구호를 `하나 둘 셋 넷 다스(DAS) 여섯 일곱 여덟`이라고 외치는 방식으로 다스 이슈를 강조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적힌 피켓도 눈에 많이 띄었다.

한 참석자는 자유발언대에 올라 "이니님은 우리 거, 정숙님도 우리 거, 근혜는 순실이 거, 그럼 다스는 누구 거, 누구 거"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최성 고양시장은 고양이 머리띠를 하고 `쥐는 고양이가 잘 잡고양`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무대에 올라 이 전 대통령 당시 국가정보원 블랙리스트 사건을 비판했다.

여의도 행사 주최 측은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을 `적폐 대상` 공동수상자로 풍자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8시20분께 자유한국당 당사 방면으로 행진해 `다스`라고 연호하고 정당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산업은행 앞으로 돌아와 오후 9시20분께 해산했다.

여의도 집회 참석자들 가운데는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거나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이라고 적힌 옷을 입는 등 문 대통령 지지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핼러윈(31일)을 앞뒀기 때문인지 이날 스태프들은 분홍색과 남색 마녀 모자와 망토를 둘렀다. 일부 일반 참석자들도 괴물 마스크를 쓰거나 죄수복 차림을 한 채 집회에 나왔다

여의도 이미지 =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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