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성폭행 의혹 제기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로만 폴란스키(84) 감독의 파리 회고전을 앞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파리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폴란스키 감독회고전 사전 행사에는 80여명이 모여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강간이 예술이라면 폴란스키에게 세자르상을 모두 줘야 한다" 등의 포스터를 들고 항의했다. 세자르상은 프랑스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영화상이다.
시위에 참여한 두 명의 여성은 폴란스키 감독 앞에서 잠시 가슴을 드러내며 "강간범에게 명예는 없다"고 외치다 안전요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시위대를 피해 뒷문으로 들어간 폴란스키 감독은 다음달 회고전을 앞두고 이날 행사에서 새 작품을 선보였다.
앞서 배우 겸 모델이었던 레나터 랑어(61)라는 여성은 1972년 폴란스키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스위스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사건을 정식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올해 8월에는 로빈이라는 여성이 L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3년 폴란스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폴란스키 감독은 1977년 3월 미국에서 13세였던 서맨사 가이머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유죄를 인정했지만 법원이 플리바겐(유죄인정 후 감형)을 기각하자 달아나 현재 `도망자` 신분이다.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단체 대변인 라파엘 레미 르루는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폴란스키는 프랑스에서 존경받을 수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미국 법정에 있어야 한다"며 "시네마테크는 (성폭행) 피해자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비판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프랑수아 니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행사는 그의 작품을 조명하는 것이지 사람과 관련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폴란스키 감독은 프랑스, 폴란드 이중국적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서 달아난 뒤 줄곧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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