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 있을 때 '지진 난다면'?

입력 2017-11-01 16:26  



국내 최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 내부에 있을 때 지진이 난다면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

1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에 있는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났다고 가정한 대피훈련이 진행됐다.

118층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던 시민들은 지진이 발생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곧 형광봉을 든 직원이 나타나 비상계단으로 안내했고, 시민들은 양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피난안전구역이 있는 102층으로 내려갔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기자가 16개층을 내려가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었다.

3∼4개층 간격으로 배치된 통제요원들은 "서둘러 내려가 주세요", "조금만 더 내려가시면 됩니다"라고 소리치며 대피를 유도했다.

거동이 불편한 박모(68·여)씨는 도중에 내려가기를 포기했다. 박씨는 "여기에 있어도 안전하다고 하니까 실제 지진이 난다고 해도 나는 118층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대피훈련에 참가한 김모(62·여)씨는 "지금은 말로만 지진이 났다고 하니까 무서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있을 때 건물이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달려나가고 싶지 않겠느냐"며 "아수라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규모 7의 강진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적용됐기 때문에 건물 내 어느 곳에 있어도 안전하다는 게 롯데물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진이 나면 물건들이 떨어져 다칠 수 있으니 22층, 40층, 60층, 83층, 102층 등 총 5개 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으로 직원과 손님들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피난안전구역까지 가지 않더라도 114층까지는 주변에 낙하할 물건들이 전혀 없는 십자 복도가 마련돼 있어서 그곳으로 대피하면 지진이 나도 다칠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롯데월드타워 1층과 2층 사이에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구조훈련도 이뤄졌다.

오후 2시 10분께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손님 5명이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구조팀 2명이 출동했다.

문을 수동으로 열고 나서 구조팀 1명이 아래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고 다른 1명이 갇힌 승객 5명을 한 명씩 차례로 꺼냈다.
전원을 구조하는 데 약 5분이 걸렸다.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하나로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이날 훈련은 직원 1천800여명과 방문고객 200여명이 롯데월드타워에 머무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지난 4월 개장한 롯데월드타워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지진 대피훈련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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