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탈출·잠입 혐의 어부들, '48년 만에 무죄'

입력 2017-11-03 17:45  

1960년대 북한에 넘어갔다가 귀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어부 3명이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부는 3일 국가보안법상 탈출·잠입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고 김근배·한철승·노순돌씨 등 `대덕호` 어부 3명에 대한 재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은 유죄가 확정된 형사사건에 재심 사유가 발생한 경우 당사자나 법정대리인, 유족뿐만 아니라 검사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기관은 영장 없이 이들을 불법 구금했고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통해 자백을 받아 유죄에 이르게 해 범죄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재판을 맡은 장찬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하며 "혹시 유족들이 있다면 명예와 피해가 회복될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재판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20t급 어선 대덕호 선원인 김씨 등 어부 9명은 1963년 6월 서해 대연평도 부근 해상에서 조기와 갈치를 잡다가 북방한계선을 넘었고 열흘 뒤에 귀환했다.

그러나 미신고 사실이 6년 뒤인 1969년 발각되면서 어부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어부들이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으로 탈출했고, 다시 한국에 잠입한 뒤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기소했다.

김씨 등 어부 3명은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나머지 어부 6명은 2012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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