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를 은폐하려 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6일 투신해 숨진 고(故)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는 능력 있는 `공안통`으로 인정받았던 검사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변 검사는 울산지검 공안부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등 공안 분야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국정원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기도 하다.
변 검사는 수원지검 시절이던 2009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징계 유보 사건`, 서울중앙지검 시절이던 2012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간 고소·고발 사건 등을 맡았다.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2009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직접 사고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직접 노 전 대통령의 투신 현장을 확인하고 부검에도 참여하는 등 꼼꼼히 수사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변 검사는 2013년 4월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2015년 2월까지 약 2년간 법률보좌관으로 일했다.
당시 국정원에서 맡은 그의 역할이 결국 이날 비극적 선택의 발단이 됐다.
2012년 대선에서 불거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변 검사는 국정원의 `현안 태스크포스(TF)`의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현안 TF가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주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변 검사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변 검사는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가정보원 소속 정모(43) 변호사와 함께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 등의 변론 과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 변호사는 숨지기 전 자신과 함께 수사·재판 방해 혐의를 받는 변 검사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정 변호사에 이어 극단적 선택을 한 변 검사는 이날 오후 구속 여부를 결정할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투신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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