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배우 조덕제(49)가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덕제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사건이 왜곡·과장되고 그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애꿎은 희생자들이 양산될 수 있다. 전문 영화인들만 사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법원 판단을 떠나 영화인들이 사실관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덕제는 법원 판결에 대해 “영화 장면에 몰입한 상태에서 연기자의 열연을 마치 현실 상황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이라고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이상 연기한 배우가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촬영현장에서 일시적 흥분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러한 흥분 상태에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영화 홍보용 ‘메이킹 필름’을 촬영했던 이모씨도 동석해 조덕제의 주장을 거들었다. 이 영상은 감독이 연기를 지도하는 장면을 담고 있어 조씨에게 유리한 증거로 작용했지만, 일각에서 편집·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촬영기사 이씨는 “당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자료라고 판단한 검찰의 요청에 의해 제출한 것”이라며 “조덕제 배우와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촬영하는 날 처음 만나 잠시 인사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여배우가 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배우가 남배우를 고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상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3번째 메이킹 필름이 있음을 알렸다”며 “여배우는 1심 재판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하더라. 왜 뻔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상대 여배우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은 여배우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조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조덕제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