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협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된 장시호씨 측은 "아들도 낙인 찍힌 것 같아 매일 울었다. 죗값이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것 같아서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변호인은 장씨가 구속 만기로 석방된 후 식당에 갔지만, 사람들이 수군거려 밥을 먹지 못하고 나와야 했고, 10살 된 아들이 "너희 엄마 감옥 갔다 왔다면서"라는 친구 말에 화가 나 물을 뿌려 싸우고 돌아온 일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자기가 살려고 가족까지 팔아먹었다, 이모 등에 칼을 꽂았다는 말을 들었고,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으려고 자백했느냐는 조롱을 당했다"면서 "자백하게 된 동기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또 "국정농단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상식보다 탐욕이 커서 만들어 낸 비극"이라며 "영재센터에 세계적인 삼성그룹과 정부로부터 후원받는 일이 벌어지면서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차츰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상식보다 탐욕이 커졌다"고 말했다.
변론을 마치면서는 "선처해달라. 어린 아들과 평생 자숙하면서 살 기회를 한 번만 달라"고 호소했다.
곁에서 눈물을 흘리던 장씨도 최후진술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다만 "제가 잘못한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측 변호인은 "차관으로 3년간 체육계 개혁을 위해 애쓰며 일했으나 돌이켜 보면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일한 것이 국정농단이란 거대한 사건의 일부가 돼 누를 끼치게 된 점 반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 이득을 위해 한 것이 아니다"면서 "1년 넘게 수감 중이고, 교수직에도 해임돼 이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상당히 치렀다"면서 역시 선처를 부탁했다.
김 전 차관은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선배·동료·후배 교수들과 사랑하는 아들에게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울먹거리며 "모든 게 낱낱이 밝혀져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6일 열린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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